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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다시 확산/ '왕따'에 서러운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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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다시 확산/ '왕따'에 서러운 멕시코

입력
2009.05.0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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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정부는 최근 멕시코 프로축구 팀의 입국을 거부했다.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과 조류독감으로 홍역을 치른 중국은 지난 주 멕시코 여행객을 병원과 호텔에 격리 수용했다. 아르헨티나와 페루, 에쿠아도르, 쿠바 등 중남미 국가는 멕시코발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신종플루가 멕시코인들에게 '주홍글씨'가 되고 있다. 멕시코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차별과 모욕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자 멕시코인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 전했다.

1억 인구 중에 단지 800여명이 감염됐을 뿐이고 멕시코 이외 20개국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했는데도 유독 멕시코인만 국제사회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3일 "무지와 잘못된 정보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 차별적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자국민 강제 격리조치를 비난했다.

5일에는 멕시코산 돼지고기의 수입을 금지한 중국 러시아 등 8개국에 해명을 요구했다. 멕시코 정부는 신종플루가 사스나 조류독감보다 덜 위험하고 최초 발생지가 멕시코라는 명확한 증거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멕시코 국민들 사이에서도 차별 대우가 취해지고 있다. 신종플루 환자 대부분이 거주하는 수도 멕시코시티 출신자는 다른 지방에서 환영 받지 못한다.

지난 주 멕시코 남부 게레로주에서는 멕시코시티 번호판을 단 승용차 2대가 이유도 없이 군중의 돌 세례를 받았다. 멕시코시티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옮길 것이라는 막연한 걱정 때문이었다.

미국과도 감정싸움이 번질 조짐이다. 멕시코 보건당국 책임자는 최근 언론에 "신종플루는 미국과 멕시코에서 최초로 발견됐다"며 미국과 멕시코를 함께 거론했다. 그러자 평소 이민규제에 찬성해온 일부 미국인들은 바이러스 명칭을 '멕시칸 플루'라고 불러야 한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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