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FC서울 우리의 희망 반짝이는 전사들, FC서울 승리를 위해 언제 언제까지나." 2009 K리그 FC서울이 성남 일화와의 일전을 앞두고 FC서울의 클럽송이 녹색 그라운드 위를 뒤덮으며 열기를 한껏 더했다.
"1번 카메라 준비됐어요? 해설위원, 캐스터도 준비해 주세요." 마포구청 인터넷방송 제작팀은 경기장 한쪽에 마련된 '축구 중계석' 주위를 분주히 오가며 인터넷 축구중계를 위한 막바지 점검에 비지땀을 쏟았다.
중계석에는 경기장 내 설치된 4대의 카메라가 잡은 화면을 편집해 내보내는 중계 스위처를 비롯해 오디오 믹서, 리플레이 장비, 자막 송출기, 모니터 등 웬만한 방송장비가 즐비했다. 이들 장비를 통한 중계 시스템은 슬로비디오, 리플레이 기능까지 구현돼 경기상황과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실시간 인터넷으로 내보낸다.
마포구 인터넷 미디어팀 이현수(36) 주임은 "축구중계는 현장감을 최대한 살리고 시청자들에게 경기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마포구청과 FC서울이 차별화한 기술력으로 한 차원 높은 인터넷 생중계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돼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포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프로축구 구단인 FC서울과 손잡고 지난달부터 축구팬을 위한 인터넷 축구중계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4일 K리그 최고 빅매치로 꼽힌 수원 삼성전부터 FC서울의 모든 K리그 홈 경기를 구청 인터넷방송인 '마포 iTV'(mbs.mapo.go.kr)와 FC서울 홈페이지(www.fcseoul.com)를 통해 생중계하고 있는 것이다.
축구중계는 수 많은 인력과 방송장비 등이 동원돼야 가능하지만 마포구 인터넷방송 제작팀은 불과 6명. 여기에는 이현수 주임의 특이한 경력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이 주임은 한 일본 위성방송에서 2년간 J리그 중계를 맡아 실력을 검증 받았다.
해설위원과 캐스터도 눈길을 끈다. 해설위원은 축구 3형제로 잘 알려진 김강남씨가 맡고 있는데, 그는 울산현대 감독인 김정남씨의 동생이자 FC서울 2군 감독인 김성남씨와 쌍둥이 형제다. 프리랜서 방송인인 캐스터 김수홍씨도 '꽃남' 이미지와 화려한 말 솜씨를 앞세워 여성 축구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해설위원과 캐스터가 펼치는 '편파 중계'는 압권이다. 홈팀 서울의 골이 터질 때면 '자로 잰 듯한' '명품 크로스' '골키퍼가 손 한번 쓰지 못하는' 등 FC서울만을 위한 일방적 찬사로 홈팬들을 더욱 열광시킨다.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서지석(33ㆍ자영업)씨는 "일 때문에 경기장을 직접 갈 수 없어 답답했는데 인터넷 중계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중계를 보기 위해 구청 및 FC서울 홈페이지에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인원은 500명. 경기가 있는 날이면 트래픽 용량초과로 홈페이지 서비스가 자주 다운될 정도다. 마포구 이수복 공보관광과장은 "축구중계를 보려는 팬들의 요청으로 서버 용량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FC서울의 K리그 홈 경기는 5월30일 광주를 비롯해 제주(6월20일) 인천(7월12일) 경남(8월15일) 울산(8월30일) 전북(9월12일) 대전(10월17일) 부산(11월1일) 등으로 연말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으로 생중계된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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