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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 정신 되살려 개신교 개혁 모토로" 탄생 500주년 맞아 자성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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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 정신 되살려 개신교 개혁 모토로" 탄생 500주년 맞아 자성론

입력
2009.05.0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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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칼빈(1509~1564) 탄생 500주년을 맞아 그 정신을 국내 개신교에 되살려야 한다는 교회개혁론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세속화하고 군림하는 오늘날의 교회가 개혁신앙의 원형으로 돌아가 섬기는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는 얘기다.

월간 '기독교사상'은 7월 10일 칼빈 탄생일을 앞두고 이런 담론을 모아 5월호에서 '칼빈 탄생 500주년과 한국교회' 특집을 마련, 국내 개신교의 상황을 반성하고 개혁의 방향을 모색했다.

프랑스 신학자인 존 칼빈은 마르틴 루터를 이어 종교개혁을 완성한 인물이다. 그가 세운 개혁교회는 국내 장로교의 뿌리이기도 하다. 칼빈은 지나치게 의례화한 당시 가톨릭을 비판하고 성경에 의거한 '말씀의 신앙'을 강조하며 절제와 금욕에 바탕을 둔 실천적 사역을 펼쳤다.

그러나 국내 개신교는 1970~80년대 성장의 호황기를 거치면서 개혁교회의 본 모습을 잃고 위기에 빠졌다는 것이 '기독교사상'이 마련한 특집의 기본적 시각이다. 한국교회가 개혁정신을 잃은 원인은 무엇일까.

이오갑 그리스도대 교수는 '칼빈의 성격과 한국교회'라는 논문에서 우리 교회의 세속주의와 도피주의를 꼽았다. 세속주의는 "세상과 세상의 것들, 돈이나 권력이나 혹은 자기 자신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는 일"이다. 여기서부터 한국교회의 물신주의, 물량주의, 권력지향주의, 상업주의, 이기주의와 자기과시욕이 비롯됐다는 것이 이 교수의 진단이다.

반면 도피주의는 "세상에는 아무런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세상을 등진" 신앙적 성향을 말한다. 세속주의의 반대 극단에 선 이런 입장에서 몰역사적 태도, 패배주의, 사회에 대한 무관심 같은 양상이 나타났다.

이 교수에 따르면 칼빈은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순수한 태도로 돈과 권력이라는 세속적 가치를 향한 우상숭배를 물리쳤고, 하나님은 사회에 임재(臨在)한다는 전제에 따라 사회참여적 신앙을 폈다. 칼빈의 이런 신앙을 되살리는 것이 우리 교회의 살 길이라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칼빈의 사상과 한국교회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논문을 쓴 박경수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칼빈의 개혁신앙으로부터 목회자의 검약과 섬김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 교수에 따르면 국내 개신교의 위기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속적인 신자 수 감소는 물론이고, 사회적 신뢰도(천주교 35%, 불교 31.1%, 개신교 18%)와 호감도(불교 31.5%, 천주교 29.8%, 개신교 20.6%)도 다른 종교에 비해 현격히 떨어졌다.(2008년 10월 한국갤럽 조사)

박 교수는 "한국교회가 타인과 사회의 아픔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고 역사의 변화에 무심하지는 않았는지, 헌금의 사용과 재정의 운용은 투명하고 올바르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 진지한 반성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한다.

박 교수의 지적 중 헌금의 사용과 재정 운용의 투명성은 현재 국내 개신교에서 매우 예민한 문제인 것이 사실. 박 교수는 칼빈의 명저 <기독교강요> 를 인용해 '다른 사람들에게 검소함의 본을 보여야만 하는 목회자들이 사치와 방종을 일삼을 정도로 많이 (사례를) 받지 말고 생활에 필요한 정도만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칼빈의 헌금 사용례를 들어 전체 헌금 중 50%는 사회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써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한편 칼빈탄생500주년기념사업회(대표 이종윤 목사)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와 함께 6월 21일부터 이틀간 서울교회에서 '칼빈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감사예배 및 기념음악회,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장인철 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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