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가가 아스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선제골로 폭등하고 있다.
다소 행운이 따른 것도 사실이지만 박지성은 이날 전반 8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크로스를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 3-1 승리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박지성의 선제골은 단순한 한 골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맨유의 2년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은 사실상 이 한 골로 결정됐다.
지난 4월30일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1차전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맨유는 득점을 올리며 한 점 차로 패배(1-2, 2-3 등)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서 2차전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전반 8분 만에 터진 박지성의 결승골은 아스널을 벼랑 끝으로 밀어 넣었다.
뒤집기를 위해 세 골 이상이 필요하게 된 아스널은 20개의 슈팅을 날리면서도 페널티 킥으로 한 골을 넣는데 그치는 졸전에 그쳤다. 박지성의 골이 터지자 "로마로 향하는 1,430㎞의 길을 열었다"고 한 맨체스터 라디오 방송국 'KEY 103'의 중계 멘트는 박지성의 아스널전 선제골의 가치를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박지성 개인에게는 맨유 입단 후 계속 따라 붙고 있는 '득점력이 떨어지는 미드필더'라는 달갑잖은 수식어를 완전히 떼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골이다. 박지성은 3일 미들즈브러와의 프리미어리그전(2-0)에 이어 2경기 연속 골 퍼레이드를 펼치며 시즌 막판 상승세에 가속을 붙였다.
박지성이 2경기 연속포를 쏘아 올리기는 맨유 유니폼을 입은 후 3년11개월 만이다. '옥의 티'로 지적된 '골 결정력 문제'가 해결된다면 박지성의 위상은 한 단계 더 올라서게 된다. 2경기 연속골은 맨유와의 재계약에도 결정적인 호재가 될 전망이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