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6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차기 원내사령탑 선출을 위한 경선 레이스에 착수했다. 제1야당의 2기 원내대표를 뽑는 이번 경선은 주류 측 김부겸 의원과 비주류 측 이강래 이종걸 의원 등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4ㆍ29재보선 결과에 따라 당내 역학구도의 변화가 나타날지가 가장 주목된다. 특히 이번 경선은 지난 1년여 간 주류 측의 대여 원내투쟁에 대한 평가 및 정동영 의원 복당 문제와 관련한 세력 대결의 성격이 강하다.
김부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대안야당이란 자기최면에 빠져 국정농단에 들러리로 전락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치력 복원에 무게를 뒀다. 그는 "김부겸이 자부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정치, 정치, 정치"라며 "싸울 때는 운동권처럼, 사자처럼 싸우고 협상할 때는 노회한 정치인처럼, 여우처럼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예비내각제를 도입해 분야별 예비장관을 임명하고 수권정당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그는 지난해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졌다가 중도사퇴하고 같은 수도권 출신인 원혜영 후보를 지지한 전력과 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 자리를 내던지고 출마하는 의욕이 표심에 작용할 것을 기대한다. 한나라당 출신에 손학규 전 대표의 측근이란 상징성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이다.
비주류측 두 후보는 단일화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지난해 원혜영 후보와 결선투표까지 갔던 이강래 의원은 8일 경선 참여를 공식선언할 예정이다. 그는 친정동영계로 분류되지만 정세균 대표와도 친분이 있어 공천 문제로 촉발된 당내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0월 재보선에서 1, 2곳 승리하고 이를 계기로 20%에 못미치는 당 지지율을 연말까지 2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며 "정 의원 복당 문제는 냉각기를 갖고 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인물론을 적극 펴고 있다. 과거 DJP연대를 성사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야권이 위기에 처한 지금 자신과 같은 백전노장의 전략가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의원 간 친소관계가 크게 작용하는 원내대표 선거의 특성을 감안하면 일찌감치 재도전 의사를 굳히고 의원들과 스킨십을 강화해 온 게 강점이다.
이종걸 의원도 이날 출마선언을 하며 "당 지도부는 전략부재와 협상력 부족으로 현 정권의 전횡을 막기는커녕 번번히 무릎을 꿇었다. 정동영 의원을 10월 재보선 전에 복당시키고 손학규 김근태 이해찬 등 민주개혁세력을 모두 합쳐야 한다"고 주류 측에 직격탄을 날렸다.
'선명야당 복원'이 모토인 그는 "새로운 진보가 당의 우경화를 재촉하는 위장술이 되선 안 된다"며 '뉴민주당 플랜'도 비판했다. 그는 야당의 존재감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이 의원은 각자 몸집을 키운 뒤 투표직전 단일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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