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논란을 빚었던 베타차단제 고혈압 약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혈압 치료제로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와 안지오텐신II 수용체 차단제(ARB), 칼슘길항제(칼슘채널차단제), 베타차단제, 이뇨제 등이 쓰인다.
이 가운데 1965년에 개발된 베타차단제는 심근 수축력과 심장 박동수를 줄임으로써 혈압을 떨어뜨리는 메커니즘이다. 베타차단제는 콩팥에서 레닌(안지오텐신II를 만든다) 분비도 억제해 혈압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영국고혈압학회가 2006년 LIFE 연구와 ASCO_BPLA 연구 결과를 근거로 베타차단제를 1차 고혈압 약에서 제외해 국내에서도 논란이 됐다. ARB 계열 약보다 효과가 좋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베타차단제가 고혈압 뿐만 아니라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비심장 수술 전후와 2차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쓰이는 등 '재발견'되고 있다. 심부전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교감신경계 활성을 낮춰 심박수와 심근 허혈을 줄여 심부전 진행을 늦추거나 막기 때문이다.
또한 부정맥을 막아 급사 위험을 줄이고, 심근세포를 보호하기도 한다. 베타차단제가 심부전 환자 사망률을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순환(Circulation)'(1998년)에 발표되기도 했다. 이밖에 심장 박동수와 심장근육의 수축력을 줄이는 효과로 인해 협심증에도 쓰이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심장센터 최동주 교수는 지난달 18일 대구에서 열린 순환기 관련학회 춘계통합학술대회에서 "베타차단제는 대사증후군이 있거나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고혈압 환자에게 주의해 투여하는 것 외에는 여전히 고혈압 1차 약"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베타차단제가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임상에서 입증됐으므로 심부전 환자에게 반드시 투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철환 교수는 "급성 관동맥증후군과 심근경색 환자에게도 베타차단제를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시판 중인 베타차단제로는 머크의 '콩코르(성분명 비소프롤롤)', 종근당의 딜라트렌(카르베딜롤)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아테놀민(콜마), 베타록(아스트라제네카), 테놀민(현대약품), 다베롤(다림바이오텍), 셀렉톨(한독약품), 칼반(LG생명과학) 등이 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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