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몸에 열이 많이 나고 기침, 콧물 등이 생기면 경기를 한다. 멕시코발 신종인플루엔자 때문이다.
보통 건강한 사람은 체온을 36.5~37도 정도로 유지한다. 우리 몸 속에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몸에 병이 생기거나 세균에 감염되면 체온이 올라갈 수 있다. 신종플루처럼 인플루엔자(독감)와 감기, 폐렴 등 감염질환이 대표적으로 체온을 끌어올린다. 이는 몸에서 파이로젠 등의 물질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또한 결핵, 갑상선질환, 감염성 질환 등도 체온을 높인다. 따라서 날씨와 관계없이 발열감을 느끼고 고열이 계속 나면 결핵이나 A형 간염, 알레르기성 질환 등을 의심하는 것이 좋다.
■ 결핵
결핵의 대표적 증상은 기침과 무기력감, 전신 피로, 발열 등이다. 초기에는 감기와 증세가 비슷해 대부분이 감기로 오인한다. 특히 최근에는 다이어트 등으로 젊은이의 결핵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젊은이는 전신 피로, 기침, 미열 등이 계속돼도 병원을 찾지 않아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감기가 걸렸다 해도 3주 이상 계속 기침하고, 열이 난다면 결핵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 A형 간염
최근 유행하는 A형 간염도 발열과 전신 피로 등 증상이 계속된다고 알려져 있다. A형 간염은 바이러스가 간을 침범해 발생하는 감염증으로 식중독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으면 생긴다. 흔히 오염된 물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간염 환자의 침과 접촉 등으로 쉽게 전염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식욕부진과 구역질, 구토, 설사 등이다. 이유 없이 소화가 잘 안되고 피로감, 무력감, 발열, 두통 등과 같이 감기와 유사한 증세가 나타난다. 특히 간염 위험지역(동남아시아 등)을 여행한 뒤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 갑상선기능항진증
체중이 줄고 특히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려 쉽게 피로한 것이 이 질환의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심장박동과 위장운동 속도가 빨라져 대변을 자주 보거나 설사하고 신경이 예민해지며 손발이 떨리기도 한다.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많아지면 자율신경도 흥분하게 된다.
따라서 신진대사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 몸은 열을 방출하기 위해 평소보다 땀이 많이 난다. 또 자율신경이 흥분하면 항상 긴장하게 되고 예민해진다. 때문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는 더위와 땀으로 일반인보다 몇 배 더 괴롭다.
또 땀을 많이 흘리면서 쉽게 피로해지게 된다. 여성은 더위를 쉽게 타거나 땀을 많이 흘리고 쉽게 피로하면 이 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 알레르기성 질환
알레르기성 천식이나 비염의 증세는 대부분 감기와 비슷하다. 감기처럼 재채기와 코막힘, 기침이 동반된다. 심하면 감기 몸살처럼 온 몸에 열이 나며, 피로감이나 근육통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열까지 나면 누구라도 감기를 의심한다.
하지만 감기와 알레르기는 많은 차이가 있다. 알레르기 환자의 대부분은 눈이 가렵고 붓고 충혈되는 일이 잦다. 재채기가 동반되면서 맑은 콧물이 흘러 내린다. 여기에 마른 기침이 잦다.
물론 코감기라면 대개 맑은 콧물이 흐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감기 등과 같은 감염성 질환은 며칠 지나면 콧물이 누렇고 뿌연 색으로 변한다. 기침도 알레르기 질환이라면 마른 기침을 주로 하지만 감기라면 탁한 기침이나 재채기를 많이 한다.
세란병원 내과 이지은 과장은 "감기는 열흘 정도면 증세가 호전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알레르기 천식이나 비염이라면 감기와 유사한 증세가 약을 먹어도 호전되지 않고 지속된다"고 말했다.
실제 알레르기 질환을 감기로 오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는 30% 정도. 알레르기성 천식과 비염은 당뇨병, 고혈압과 함께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므로 자신이 알레르기 질환자라는 것을 제대로 알고 대처하면 좋다.
■ 식중독
식중독이 돼도 열이 난다. 흔히 식중독은 여름철에만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5~9월에 집중 발생한다. 특히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지는 5월에 자칫 음식을 소홀히 관리하면 각종 세균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식중독은 주로 신선하지 않은 어패류를 먹거나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개인위생을 소홀히 해 생길 수 있다. 대개 장염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 대장균 등이 원인인 세균성 식중독이다.
주 증상은 설사, 복통, 구토, 발열 등이다. 특히 오한이 생기기도 하므로 독감이나 몸살감기로 오인하기도 한다. 발열과 함께 하루 3~5회 이상 설사, 구토,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식중독일 수 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일러스트 김경진기자 jin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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