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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따오기 2세 봤다/ 국내서 사라진 멸종위기종…작년 中서 기증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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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따오기 2세 봤다/ 국내서 사라진 멸종위기종…작년 中서 기증받아

입력
2009.05.0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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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녕 우포늪에 경사가 났다.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기증 받은 따오기 한 쌍이 우포늪 정착 6개월여 만에 새 생명을 탄생시켰다.

경남도는 따오기 수컷 양저우(洋洲)와 암컷 룽팅(龍亭)이 지난달 낳은 알 6개 가운데 인공 포란한 1개가 4일 밤 부화했다고 5일 밝혔다. 따오기 부화에 성공한 것은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다. 이로써 30년 전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따오기를 들녘에서도 볼 수 있도록 복원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 산란에서 부화까지

지난달 창녕군 따오기복원센터에서는 연일 탄성이 터졌다. 양저우-룽팅 부부가 1일 첫 산란에 성공한 이후 이틀 간격으로 유정란 두 개와 무정란 한 개를 낳은 것. 룽팅은 15~20일 유정란 세 개를 더 낳았다. 센터에는 설렘과 동시에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1차로 낳은 알 3개는 부화동으로 옮겨져 인공 포란했다. 양저우가 알을 굴리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며 룽팅이 알을 품는 것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오후 6시쯤 이 중 1개 알에서 '신호'가 왔다. 껍질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진행이 너무 더뎠다. 새끼는 어쩐 일인지 껍질을 잘 깨지 못해 부화 담당자가 손으로 껍질을 벗겨주기도 했다.

4일 밤 11시28분, 새끼는 드디어 껍질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따오기 복원연구 총괄 책임자인 박희천 경북대 조류생태환경연구소장은 "껍질을 깨고 나오기까지 30시간 가까이 걸려 걱정을 많이 했다. 현재 새끼는 아주 건강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인공 포란하던 나머지 2개는 결국 부화에 실패했다. 박 교수는 "실패한 알 1개도 막상 깨 보니 몸 조직이 모두 다 형성돼 있었다"면서 "껍질을 깨고 나올 힘이 없었던 것인데, 사람이 도와줬으면 성공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 실패의 경험이 이번 새 생명 탄생의 밑거름이 됐으니, 값진 대가인 셈이다.

2차로 낳은 알 3개는 룽팅이 직접 품고 있는데, 이달 중순께 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 따오기 복원 프로젝트

천연기념물 198호 따오기는 1979년 경기 문산 판문점 부근에서 확인된 이후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세계적으로도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경남도와 창녕군이 2006년부터 추진해온 따오기 복원 사업은 따오기 인공번식에 일찌감치 성공한 중국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본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5월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 후진타오 주석에게 따오기 기증 의사를 타진했고, 8월 후진타오 주석이 방한해 양국 정상 간 '따오기 기증 및 증식ㆍ복원 협력강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중국에서 '모셔온' 따오기 부부가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따오기복원센터에 정착한 것은 지난해 10월17일. 따오기가 워낙 예민한 조류라 대접은 그야말로 극진했다.

복원센터 주변을 방역하고 일반인들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는가 하면, 폐쇄회로(CC)TV를 통해 혹시 있을지 모를 다른 동물들의 공격이나 이상 징후를 24시간 감시했다. 미꾸라지와 인공사료 외에 민물새우를 먹이는 등 영양 관리에도 세심한 신경을 쏟았고, 따오기 부부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바닥엔 작은 돌 조각 하나 없도록 철저히 관리했다고 한다.

그런 정성이 통했는지, 양저우-룽팅 커플은 지난 2월 초 짝짓기에 나서 석 달 만에 산란과 부화까지 성공했다. 박 교수는 "중국과 전혀 다른 환경에 적응하느라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을 텐데 빨리 극복하도록 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면서 "처음부터 한마리씩 따로 가져오지 않고 산란 경험이 있는 새를 포함해 한 쌍을 함께 들여온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 1차 부화 성공 그 후

경남도와 창녕군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경남도는 19일까지 도청 홈페이지를 통해 새끼 따오기의 이름을 공모한다. 경남도는 또 도의 상징새를 백로에서 따오기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멸종 30년 만에 첫 따오기 새끼를 얻는데 성공했지만, 개체 수를 늘리고 울타리 밖으로 나가 야생에서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진짜 성공 단계에 이르려면 아직 갈 길이 멀고 험하다.

당장 갓 태어난 새끼의 생존 가능성을 보름 정도 지켜봐야 한다. 또 이 새끼가 건강하게 자라 2,3년 뒤 산란할 수 있게 되기까지 각별한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 근친교배로 인한 열성유전 우려를 씻기 위해 따오기를 추가로 기증 받는 것도 숙제다.

박 교수는 "개체 수를 늘려 방사에 들어가려면 5~7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우리 따오기를 일본에 시집 보내고 일본 따오기를 받아오거나 중국과도 교환해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녕=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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