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을 실내악으로 수놓는 서울스프링실내악페스티벌(SSF)이 7일 개막한다. 예술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을 비롯해 신예부터 거장까지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이 모여 벌이는 실내악 잔치다.
축제를 알리는 사전 행사인 5일 덕수궁 야외 공연과 6일 성공회성당 연주회를 합쳐 18일까지 20개의 콘서트가 세종체임버홀과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프로그램이 알차고 풍성해 정성껏 차린 성찬을 보는 듯 하다. *표 참조
올해 축제의 핵심은 베토벤이다. '베토벤과 함께 시련을 넘어 희망으로'라는 주제 아래 모든 공연에 베토벤 작품을 한 곡씩 넣고, 세 차례 특집 무대를 통해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1~16번과 '대푸가')을 연주한다. 이를 위해 외국에서 젊고 실력 있는 현악사중주단 세 팀(프랑스의 에벤, 스위스의 시네 노미네, 미국의 주피터 현악사중주단)을 초청했다.
축제는 모름지기 즐거워야 하는 법. SSF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유쾌한 음악회를 따로 준비했다. 알렉세이 이구데스만(바이올리니스트)과 주형기(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의 '이구데스만 & 주'는 공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어버리는 듀오다.
고상한 클래식음악에 몸을 비트는 청중을 위해 망가지기로 작정한 팀이지만, 연주는 기가 막히게 잘 해서 기돈 크레머, 미샤 마이스키 같은 거장들로부터 격찬을 받았다. 가족음악회 'Fun with SSF'는 강동석 최은식 조영창 김영호 등 최고의 연주자들이 익살스런 음악으로 구성한 공연이다.
SSF는 매년 작곡가를 한 명 정해 작품을 위촉하는데, 올해는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젊은 작곡가 김솔봉(28)의 '해시계 연대기'를 개막 공연에서 세계 초연한다. 장구와 가야금이 포함된 6중주곡으로 피아노는 김씨가 직접 연주한다.
올해 탄생 200주년인 멘델스존, 서거 200주년인 하이든을 기리는 특별 무대로는 두 사람의 음악으로 구성한 '200년 전에', 하이든의 걸작 오라토리오 '십자가상의 칠언'을 공연한다.
15일 음악회 '놀라운 영재들'의 끝곡인 멘델스존 피아노6중주는 14~20세 음악 영재, 애나 리(바이올린) 조성진(피아노) 이화윤(비올라) 조민석(첼로) 성민제(더블베이스)가 국내 대표적 비올리스트 김상진과 함께 연주한다.
실내악 축제이지만 독주회도 하나 있다. 현존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인 슐로모 민츠가 그 주인공. 파가니니의 고난도 작품 '24개의 카프리스'를 연주한다. 자세한 정보는 축제 홈페이지(www.seoulspring.org) 참조.
오미환 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