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가 확산되면서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 넣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60대 의사가 이런 사태를 예견한듯한 소설을 펴낸 것으로 밝혀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홋카이도의 항구도시 오타루(小樽)시에서 보건소장을 역임한 도노오카 다투히토 (外岡立人 64).
요미우리 신문이 3일 전한 바에 따르면 도노오카가 집필해 발간한 소설의 제목은 놀랍게도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염병 경보 6단계 중 마지막인 '팬더믹(Pandemic 창궐)'을 붙인 <팬더믹 추적자> 이다. 팬더믹>
스토리는 2009년 봄 새로운 변형 인플루엔자가 창궐하면서 일본 전역이 대혼란에 빠진다는 것으로 이번 신종 인플루엔자가 일어날 것을 미리 내다본듯한 내용이다.
도노오카는 홋카이도대 의학부에서 공중위생학과 소아과를 전공한 뒤 오타루 시립병원에서 28년 동안 의사로서 근무하고 퇴직한 다음 지난해 8월까지 오타루 보건소장을 지냈다.
그는 보건소장 재직시절 정부보다 앞서 '일반인을 위한 신형 인플루엔자 대책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했다.
도노오카는 또한 2005년 1월 홈페이지 '조류 및 신형 인플루엔자 해외 정보집(http://www.superinflu.com)'을 개설하고 신종 인플루엔자에 관한 정보를 전문가적인 식견을 통해 발신해온 전문 의학자이다.
홈페이지에선 신종 인플루엔자로 변이 되는 조류 인플루엔자에 관한 세계의 최신정보를 매일 업데이트 해 많은 접속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기 위해 매일 새벽 일어나, 인터넷으로 해외의 관련 보도와 과학논문, 연구자 발표 등을 검색해 원문과 함께 번역문을 게재해 왔다.
도노오카는 <펜더믹 추적자> 를 3권으로 구상해 1권을 지난 2월, 2권은 4월에 각각 출판했다. 실제로 일어난 인플루엔자 감염 사례와 최근 공표된 연구 논문을 다채롭게 인용해 현장감을 살리고 흥미도 배가 시켰다. 펜더믹>
소설에선 2003년 아시아를 휩쓸며 300여명의 사망자를 내게 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싸운 경험을 가진 청년 의사가 최첨단의 의학지식을 무기로 홋카이도에서 일어난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팬더믹 추적자> 의 발표를 전후로 해서 신종 인플루엔자 사태가 발생, 세계를 뒤흔드는 데 대해 도노오카는 "우연의 일치라고는 하지만 솔직히 너무 놀랐다. 돼지 인플루엔자라고는 생각치 않았으나 신형 인플루엔자가 언제 발생해도 이상할 게 없다고 믿어 왔다"고 담담히 말했다. 팬더믹>
도노오카는 신종 인플루엔자 사태의 전파로 언론의 취재와 집필 의뢰가 쇄도하고 있는데 당장은 올 여름에 발간할 계획인 <팬더믹 추적자> 3권의 줄거리를 가다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팬더믹>
하지만 그는 "금년 가을과 겨울에는 신형 인플루엔자의 확대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소설을 사태가 무사히 해결될 쪽으로 결말 지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지금의 사태 추이를 걱정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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