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설악산 오색~대청봉 구간의 로프웨이(케이블카) 건설이 허용될 전망이다. 또 내년부터는 남해안과 변산반도 등의 해안과 섬 지역 국립공원에 여관과 관광호텔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4일 이같은 내용의 자연공원법 및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2㎞인 국립공원의 로프웨이 설치 허용기준이 올 9월부터 5㎞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지역 주민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불허됐던 설악산 오색~대청봉(4.7㎞) 구간의 로프웨이 사업이 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예비조사와 공사기간 등을 감안할 경우 이르면 2012년에는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립공원 주변 지역 주민의 요구와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공법이 개발된 점을 감안했다"면서 "그러나 해당 지방자치단체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별적으로 허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와 함께 해안과 섬을 포함하는 국립공원 자연환경지구에 내년 1월부터 숙박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넣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변산반도국립공원, 다도해상국립공원, 태안해안국립공원 등에 대한 관련 규제가 완화된다. 환경부는 그러나 시설 난립을 막기 위해 적정성 평가와 함께 공원위원회 심의를 받은 뒤 공사를 허가할 방침이다.
또 불법 야영(50만원→10만원), 주차위반(10만원→5만원) 등 국립공원 내 위반행위에 대한 과태료도 대폭 낮추기로 했다.
한편 환경단체들은 정부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과 산악인들은 이날 경남 산청군 지리산 정상인 천왕봉에서 법 개정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했다.
이들은 "현재 케이블카가 운영중인 내장산과 덕유산 등 전국 7곳의 국립공원 모두 정상부 훼손, 생태계 단절, 경관 파괴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데도 자연공원법까지 개정하면서 케이블카를 건설하려는 환경부의 생각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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