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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영화 킬빌처럼' 끔찍한 결혼식장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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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영화 킬빌처럼' 끔찍한 결혼식장 테러

입력
2009.05.0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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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을 급습해 신혼부부와 하객을 무차별 사살한 영화 '킬빌'의 한 장면이 현실로 나타났다. 4일 쿠르드족이 다수 거주하는 터키 남동부의 한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해 40여명이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AFP통신 등 외신은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괴한 2명이 이날 저녁 마르딘시에서 20㎞ 떨어진 빌지 마을에서 하객들이 모여 있던 실내 피로연장에 들이닥쳐 자동소총을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졌다고 전했다. 이날 사건으로 어린이 6명을 포함해 45명이 숨졌으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10대 소녀 2명은 "복면을 한 남성 2명이 들이닥쳐 하객들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두 소녀는 총에 맞아 숨진 친구의 시신 밑에 깔려 겨우 목숨을 구했다. 다른 목격자는 "기도를 하고 있는데 괴한들이 들어와 수류탄을 던지고 사람들을 한 방으로 몰아 넣은 후 마구 총을 쏘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조카 시신을 병원으로 옮긴 한 남성은 "너무 끔찍해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며 몸서리를 쳤다.

시리아 접경지역인 빌지 마을에서는 친정부 경비대 빌리지가드 및 터키군과 쿠르드 반군이 25년 동안 전투를 벌여 지금까지 4만명이 숨졌다. 페르하트 오젠 마르딘시 부시장은 지역방송 NTV에 출연해 "터키군 및 친정부 경비대가 쿠르드 반군과 전투를 하며 생긴 불화 때문에 범행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혼식을 올린 신랑과 신부 가족은 쿠르드 반군을 진압하기 위해 조직된 빌리지가드 소속으로 알려졌다.

베시르 아탈라이 터키 내무장관은 사건 직후 무장한 용의자 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아탈라이 장관은 "초동수사 결과 테러에 의한 사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쿠르드 반군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터키 정부는 전통적으로 원한이 맺힌 경쟁 부족간 갈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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