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신태용(39) 감독과 공격수 모따(29)에게 5일은 최고의 날이었던 반면 전북은 9경기 무패행진이 멈춰 우울한 날이 됐다.
실제 생일이 1969년 4월11일(음력)인 신 감독은 이날 어린이날이 생일이었다. 경기에 앞서 선수들과 조촐히 생일 케이크를 잘랐던 신 감독은 "내가 원하는 최고의 선물은 승리와 골"이라고 간절하게 표현했다.
2004년 국내무대에 데뷔한 뒤 처음으로 어린이날 홈 경기를 치르는 모따 역시 두 아들 루까(7)와 다비(1)의 손을 잡고 출전한 데다 아내 루시아나(30)가 '에스코트 부모단'으로 함께 했기 때문에 의미가 남달랐다.
성남의 간판들은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피스컵 코리아 A조 예선 전남과 경기에서 4-1로 대승을 거둬 기쁨이 배가 됐다. 2승2무(승점 8)로 A조 1위가 된 성남은 남은 한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신 감독의 간절한 바람대로 성남은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펼치며 전남을 압박했다. 베스트11을 내세운 성남은 전반 14분 김명운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곧바로 동점골을 뽑아내는 저력을 보였다. 전반 14분 모따는 아크 밖 중앙에서 오른발 강슛을 날렸고, 이는 염동균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오른쪽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만회골로 주도권을 잡은 성남은 8분 뒤 고재성이 논스톱 왼발슛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전반 32분에는 모따의 어시스트를 받은 조동건의 쐐기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성남은 후반 34분 한동원이 골을 보태 신 감독에게 4골을 생일 선물로 바쳤다. 4골은 신 감독 부임 이래 최다골. 모따는 1골1도움을 기록했다. 모따는 "항상 큰 아들만 왔는데 오늘은 두 아들과 함께 했다. 가족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됐고 승리를 거둬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B조의 전북은 부산을 홈으로 불러들여 8강 진출을 노렸지만 일격을 맞으며 2-4로 패했다. 이로써 전북은 무패행진이 '9'에서 마감됐다. 한편 부산은 정성훈 양동현 구아라 주전공격수 3명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젊은 공격수인 이승현(24)과 한상운(23)이 각각 1골씩 뽑아내는 맹활약으로 승리했다. 부산은 2승2무(승점 8)로 남은 경기에 상관 없이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인천=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성남=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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