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감염으로 추정됐던 40대 여성이 5일 확진환자로 밝혀지면서 최초 확진환자의 퇴원으로 한풀 기세가 꺾였던 신종플루가 향후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확진환자가 이미 확진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점쳐졌던 데다, 6일 곧바로 퇴원할 예정이어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추가 확진환자의 격리 전 전파 가능성, 최초 확진환자와 같은 비행기로 귀국한 60대 추정환자의 확진 여부 및 주변 전파 가능성, 그리고 비행기 승객 가운데 추적이 안 되는 내외국인 14명의 감염 가능성 등 세가지 변수에 따라 신종플루가 확산될 수도 있는 만큼 보건당국이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추가 확진환자로 판명된 40대 여성이 추정환자로 판정돼 병원에 격리 조치된 건 지난 1일. 그러나 이 여성이 최초 확진환자로부터 지난 달 26일 숙소로 가는 자동차 안에서 이미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5일 이상 공백이 생긴다.
최초 확진환자와 같은 시설에 살고 있는 이 여성은 지난 달 29일 인후통 등의 증상이 있어 보건소에 신고한 뒤, 곧바로 시설 내에서 격리됐는데, 이 기간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이 여성이 이미 지난 달 28일부터 40여명의 시설 다른 거주자와 함께 타미플루를 투여 받고, 시설 전체가 출입이 제한되는 등 당국의 통제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이 여성을 통한 추가적인 2차 감염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60대 추정환자의 확진 및 전파 여부도 변수다. 최초 확진환자와 동일시설 거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새로운 바이러스 진앙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이 환자 가족 4명과 귀국 이후 접촉한 친구 2명을 조사한 결과 증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이 환자가 지난 3일에야 병원에 격리됐기 때문에 그 이전에 당국도 알 수 없는 경로로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은 있다. 확진 여부는 이번 주말쯤 알 수 있다.
확진환자가 타고 온 대한항공 KE018편 승객가운데 당국이 추적을 포기한 14명도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 나머지 승객에 대해서는 두 차례 조사를 마쳤지만, 외국인 9명과 내국인 5명 등 14명은 탑승기록 자체로는 추적이 불가능해 당국도 조사에서 제외시킨 상태이다.
이와 관련,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5일 "가장 유력한 감염경로는 최초 환자가 탔던 KE018편인데, 비행기가 도착한지 이미 9일이 지났기 때문에 추가 발병이 없다면 소강국면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세가지 변수가 허수(虛數)에 근접한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우리나라가 신종플루 안정권으로 진입했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세계 감염국가에서 들어오는 비행기가 KE018편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만 해도 10개월간 캐나다 어학연수를 받고 지난 달 30일 귀국한 대구의 20대 여성이 증상이 있어 추정환자 여부 검사를 받고 있다.
결국 신종플루 안정권 진입 여부는 세계 각국의 상황에 연동될 수밖에 없고, 안정권에 이르기까지 연착륙할 것인지 여부 역시 입국자에 대한 모니터링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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