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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소환조사 이후/ 盧측-검찰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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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소환조사 이후/ 盧측-검찰 진실공방

입력
2009.05.06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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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질의 왕'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대질신문을 진심으로 원했던 것일까. 노 전 대통령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대질조사가 성사되지 못한 것을 두고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 30일 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돼 갈 무렵, 사실관계 확정 차원에서 박 회장과 대질신문을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쪽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고, 시간도 너무 늦었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결국 대질조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검찰은 "박 회장에게 직접 대질의사를 확인하고, 박 회장의 진의를 들어볼 필요도 있지 않나"라고 마지막 권유를 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그럼 인사나 한번 하자"고 답했다. 이날 대검 청사에서 10시간 이상 대질조사를 기다린 박 회장은 밤 11시15분쯤 노 전 대통령이 조사받고 있던 특별조사실 1120호로 변호인과 함께 들어갔다. 오랜 후원자 관계에서 '악연'으로 변해버린 두 사람의 '어색한 만남'이 이뤄졌다.

주목할 것은 바로 이 순간이다.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에게 "고생 많지요. 자유로워지면 만나자"고 덕담을 건넨 뒤 "박 회장한테 질문하기가 고통스럽다. 대질은 내가 안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회장도 "예. 건강 잘 챙기시라"고 화답했다. 대질조사가 무산된 것은 전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거부' 때문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쪽의 주장은 사뭇 다르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노 전 대통령과 인사하면서 박 회장도 '저도 대질하고 싶지 않습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만이 아니라 박 회장 역시 대질을 원치 않았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거부로 대질이 불발됐다"는 검찰의 발표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은 "박 회장이 대질을 원했으니 10시간이나 기다렸던 것 아니겠느냐"며 "문 전 실장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당시 그 자리에 있던 박 회장의 변호인도 "박 회장은 진실을 밝혀 빨리 사건을 종결짓기 위해 대질을 원했고, 무산되자 허탈해 했다"며 "문 전 실장의 주장과 같은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전 실장은 "물론 박 회장이 인사 차원에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지만, 그런 말은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조서에도 기록돼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1분간의 만남'에서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박 회장의 '속내'는 무엇인지 궁금증만 커지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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