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은 너를 결코 잊지 않는다."
3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잉글우드시 공원묘지에서는 한국전 당시 파병됐던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40사단의 첫 전사자인 케네스 카이저 중사의 추모식이 57년 만에 거행됐다.
추모식에는 카이저 중사의 유족과 40사단 장병, 재미 한국전 참전전우회, LA총영사관 관계자뿐 아니라 경기 가평고의 한영만 교장과 김성기 총동문회장, 1회 졸업생 김홍배 씨가 초청됐다.
카이저 중사는 1952년 1월 20일 금성지구 전투에서 19세의 나이로 산화했고, 그의 이름은 학교명으로 한국에 영원히 남아 있다.
그가 전사한 해 여름 가평에 있던 미 40사단 장병들은 천막교실에서 어렵게 공부하던 학생들로부터 감명 받아 성금으로 학교를 짓고 카이저 중사를 기려 학교명을 '가이사' 중학교로 붙였다. 원어로는 카이저 지만 한국인들이 가이사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그 후 가이사 중학교는 72년 가평고로 교명이 바뀌었으나 40사단과의 인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40사단 사령부에는 가이사학교 기념관이 있고 사단장은 2년마다 가평고를 방문해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가평고는 지난해 2월 졸업식에 맞춰 '가이사 기념관'을 개관했다.
이날 한ㆍ미 양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카이저 중사의 추모식이 열릴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잉글우드시 공원묘지에서 그의 묘지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한영만 교장은 "지난해 가평고 졸업식에 참석한 미군 관계자들에게 카이저 중사의 유족을 꼭 찾아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다"면서 "40사단 측이 백방으로 수소문한끝에 유족을 찾고 묘지도지난 해 10월 찾았다"고 전했다.
이에 40사단 측은 카이저 중사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가평고 관계자들을 추모식에 초청했고 이들의 방미일정에 맞춰 이날 행사가 열린 것이다.
추모식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오늘 오랜 한ㆍ미혈맹관계를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면서 "미군들이 성조기를 접어서 유족들의 품에 안겨주고 조총을 발사하는 등 전사자에 최대한 예우를 갖추는 모습에 깊은 감명 받았다"고 말했다.
카이저 중사의 동생 키스 카이저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형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형의 추모식에 참석해 준 한국 사람들과 코리안 커뮤니티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저작권자 (c )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저작권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