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자가 사고를 낸 뒤 음주사실을 감추기 위해 병원에서 혈액을 바꿔치기 했다가 적발됐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3차례 벌금형 선고 전력이 있던 김모(52)씨는 지난해 8월27일 밤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술을 마신 채 주차를 하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승용차는 화단 턱을 올라타 1층 베란다까지 들이 받았고, 부상 당한 김씨는 광주 남구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음주운전 사실이 들통날 것을 걱정한 김씨는 다음날 오전 혈액 바꿔치기를 결심하고 이 병원 진단검사실에 몰래 들어갔다. 예전에 검사를 받았던 아버지 혈액 샘플과 검사를 하느라 병원에서 뽑았던 자신의 혈액 샘플 이름표 스티커를 바꿔 붙인 것이다.
하지만 김씨의 범행은 금방 들통 났다. 당시 사고정황 등으로 미뤄 음주운전을 의심했던 경찰이 혈액의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이 아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방실침입죄로 기소했고, 광주지법 형사 10단독은 최근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 관계자는 "4번째 적발이라도 음주운전만으로 실형을 선고 받기는 어렵다"며 "죄를 감추려다 더 큰 죗값을 치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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