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 중이던 화물연대 간부 목매 숨져

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수배중이던 화물연대 간부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3일 화물연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오전 11시50분께 대전 대덕구 대한통운 대전지사 인근 야산에서 화물연대 광주지부 1지회장인 박모(38)씨가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한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박씨가 목을 맨 나무에는 "노조탄압 중단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박씨는 대한통운으로부터 계약을 해지당한 택배기사들과 함께 사측을 규탄하는 집회를 벌이다 분회장 김모(42)씨와 함께 업무방해 등 혐의로 수배를 받아 왔다.

화물연대 광주지부 관계자는 "박 지회장이 50일 넘는 투쟁에도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자 힘들어 했던 것으로 안다"며 "사측과의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대한통운의 물류 거점인 대전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신에 특별한 외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한편 대한통운 광주지사는 지난 3월 배달 수수료 인상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이다 결렬되자 택배기사 70여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들 택배기사 중 50여명은 현재까지 재계약을 요구하며 농성중이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