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여권, 4·29 재보선 충격 벌써 잊었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여권, 4·29 재보선 충격 벌써 잊었나

입력
2009.05.06 00:57
0 0

한나라당을 5 대 0 참패의 충격에 빠뜨린 4ㆍ29 재ㆍ보선이 끝난 지 1주일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청와대 주변에서는 그 충격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역대 정권에서 선거 참패 후에 으레 나왔던 쇄신이니 겸허한 반성이니 하는 흔한 말조차 없다. 선거 다음 날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소환조사로 국민의 관심사가 옮겨갔다고 믿는지 모르겠으나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청와대는 재ㆍ보선 결과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한때 20% 대까지 곤두박질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4ㆍ29 재ㆍ보선에 앞서 40%에 육박했으니 이번 참패는 대통령의 책임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내각 차원의 인적 쇄신이나 국정 운영에 큰 변화는 없다는 청와대 입장도 이런 셈법일 것이다. 재ㆍ보선 후 이 대통령의 첫 정치 일정인 6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에서도 이렇다 할 쇄신책이 나올 것 같지 않다고 한다.

재ㆍ보선 참패 수습은 당 차원에서 알아서 하면 되고, 이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는 것이 급하다고 여긴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국정운영과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한다. 지금의 인적 구성을 그대로 둔 채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를 살리기는 어렵다.

불임의 거대 여당에 갑자기 생산성이 높아질 수 없다. 양도세 조정과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 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가입 선언 등을 둘러싼 내부 혼선 등은 정부 여당의 진용과 리더십에 중대한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친이-친박 집안싸움만 빼고 여권에 유리한 환경 속에 치러진 4ㆍ29 재ㆍ보선의 참담한 결과는 국정 실패와도 관련 있다고 보는 게 옳다.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내부 반란표로 부결된 것도 여당의 지리멸렬상을 잘 보여줬다. 한나라당 내 개혁성향의 초선 모임인 '민본 21' 이 당ㆍ정ㆍ청 쇄신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4ㆍ29 재ㆍ보선 민심을 잊고 어물쩡 넘어가면 문제가 더 커질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