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한 권의 책이 인생의 진로를 정하거나 세상을 새롭게 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경우가 너무나 많으니 말이다. 나는 그러한 책 가운데 <전태일 평전> 을 꼽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 책이야말로 어떻게 살아야 인간답게 사는 것이며, 또 어떻게 살아야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랑과 지혜, 꿈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흔히 전태일에 대해 노동자의 권익 쟁취를 위해 생명을 바쳐 투쟁한 투사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전태일이 투사가 아닌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그가 투사일 뿐이라면 어떻게 우리사회에 그렇게나 엄청난 충격과 감동, 그리고 더없이 소중한 교훈을 줄 수 있었겠는가?
전태일은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 초등학교도 졸업 못할 정도로 불우한 삶을 살았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밑바닥 인생에 대한 사랑을 키우고, 그 사랑으로 세상을 아는 지혜를 얻으며, 그 사랑과 지혜로 우리 모두가 인간적인 정을 나누면서 살기를 바라는 높은 꿈과 이 꿈을 꼭 이루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다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그의 모든 것을 바쳐 그 꿈을 이루어 인생 최고의 기쁨 법열을 얻었다.
한마디로 전태일은 고난 속에서 사랑을 얻는 사랑의 원리, 사랑을 통해 지혜를 얻는 지혜의 원리, 사랑과 지혜를 통해 높은 꿈을 이루는 꿈의 원리, 그리고 그 꿈을 이루는 가운데 법열을 얻는 인생의 원리를 보여주고 있으니, 이것 같이 소중한 교훈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인생의 교훈서는 성경과 불경, 논어 등 수없이 많다. 그러나 그 어떤 책도 <전태일 평전> 만큼 인생의 교훈이 가슴속 깊이 다가오는 책은 없을 것 같은데, 거기 담겨진 교훈이 전태일의 감동적 삶과 헌신적 희생으로 뒷받침되기 때문일 것이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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