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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사이클론 강타 1년, "우기 또 닥쳐오는데…" 절망의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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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사이클론 강타 1년, "우기 또 닥쳐오는데…" 절망의 나날

입력
2009.05.06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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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2일 밤, 사이클론 니르기스가 미얀마 곡창지대 이라와디 삼각주를 강타했다. 끔찍한 대재앙이 스치고 지나간지 1년, 이 지역 주민들은 지금 아무런 희망 없이 국제구호에 매달려 삶을 지탱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 보도했다.

니르기스가 남긴 상처는 너무나 깊었다. 시신이 확인된 희생자가 8만5,000여명, 실종자가 5만4,000여명에 이르고 가옥 70만채가 파괴됐으며 가축의 75%가 죽었다. 40만㏊의 비옥한 농지는 소금기 머금은 풀밭으로 변했고, 어선도 절반이 물에 잠겨 망가졌다. 추산된 피해액만 40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와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생존기반을 잃은 주민들은 널빤지와 나뭇잎으로 임시 가옥을 만들어 지내는데 우기가 또 다시 다가오고 있지만 속수무책일 뿐이다. 최근 이 지역을 방문했던 한 서양 외교관은 "주민들이 절망상태에서 헤어나올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주민들은 아직도 그날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달이 뜨지 않는 깜깜한 밤에는 희생자의 원혼이 울부짖는 소리를 듣는다는 주민이 적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국제사회가 최소 3억1,500만달러 어치의 식량과 주택 재건비를 지원했으나 이재민 240만명 대부분이 아직도 재활기반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민들은 파종기를 앞두고도 종자와 농경장비 등을 구입하지 못하고 있으며 어민들은 선박과 그물 등이 없어 고기잡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은 "많은 이재민이 지금도 깨끗한 물, 적절한 보호시설 없이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니르기스가 강타한 3개 마을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40%는 생계를 위해 자산을 매각했으며 또 다른 40%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향후 3년간 6,900만달러의 해외 원조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마련된 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유엔이 지난 1년간 주도한 복구 사업은 필요 자금의 3분의 1이 부족해 중단된 상태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미얀마 군부는 여전히 서구 원조를 받아들이는데 소극적이다.

게다가 해외 망명 반정부 단체들은 "서방의 지원이 군부세력의 집권기반을 강화할 것"이라며 원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유엔 대표로 미얀마 구호작업에 참여했던 리처드 호시는 "참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망명 반정부 단체의 조직적인 원조 방해 공작으로 구호자금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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