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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소환조사 이후/ 취재진 썰물… 봉하마을 긴장 속 적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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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소환조사 이후/ 취재진 썰물… 봉하마을 긴장 속 적막감

입력
2009.05.06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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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소환으로 술렁였던 봉하마을은 1일 노 전 대통령이 조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평온을 되찾아 가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권양숙 여사의 재소환을 요청하고 노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도 남아있어 봉하마을엔 여전히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에 소환된 지 13시간 만인 1일 오전 2시10분께 대검 청사 밖으로 나왔다. 박연차 회장과의 대질신문 거부로 전날 밤 11시20분께 사실상 조사는 끝났지만 두 시간 반 동안 작성된 조서를 검토하느라 귀가가 늦어졌다.

장시간의 조사로 피곤한 표정의 노 전 대통령은 대검 청사 앞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이 소회를 묻자 "최선을 다해 조사를 받았다"고 짧게 말한 뒤 다른 질문에는 옅은 웃음만 지은 채 곧장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 오르기 직전 취재진을 향해 몸을 돌려 마치 무슨 말을 하려는 듯했으나 이내 다시 몸을 돌려 버스 안으로 들어갔다.

노 전 대통령의 귀가길은 상경 때 보다 빠르고 순조로웠다. 노 전 대통령이 탄 버스는 출발 3시간45분 만인 오전 5시55분께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전날 검찰에 출석할 때 5시간17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1시간32분이나 빠르게 이동했다. 경호상의 이유로 이리저리 경로를 바꿔가며 374㎞를 달렸던 전날과 달리, 최단경로를 선택해 이동거리도 351㎞에 불과했다.

버스는 출발 5분 만에 서초나들목(IC)을 통해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차량이 드문 새벽 길이라 버스는 상경 때보다 속도를 높여 평균시속 100~120km를 유지했고, 일부 구간에선 시속 150km로 달리기도 했다.

뒤따르던 취재차량은 버스를 놓칠세라 추격전을 벌였고, 버스에 근접하려는 취재차량과 이를 막아선 경호차량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갈ㆍ여주분기점을 통과해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진입한 버스는 출발 2시간이 지난 오전 4시12분께 선산휴게소에 잠시 정차했다. 하지만 운전기사가 잠시 화장실을 다녀왔을 뿐 아무도 버스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버스는 정차 6분 만에 다시 출발, 오전 5시40분 동창원IC를 거쳐 김해로 진입했다.

15분 뒤 100여명의 환호를 받으며 봉화마을 초입에 들어선 버스는 출발지였던 집 앞에 정차했다. 노 전 대통령은 왕복 700km가 넘는 여정에 피로가 누적된 듯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집으로 걸어 올라갔다.

노 전 대통령의 귀가 후 전날 설치된 폴리스라인은 철거됐고, 주차장을 가득 메웠던 취재차량과 방송 장비들도 하나 둘 정리됐다. 취재진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빠져나간 후 봉하마을에는 지지자들이 걸어둔 플랜카드만 남아있고 긴박감이 감돌던 분위기가 한층 가라앉았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하루 종일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께서 조사를 마치신 후 많이 피곤해 하셔서 계속 휴식을 취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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