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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첫 美 대법관 나오나… 고홍주 예일대학장 후보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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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첫 美 대법관 나오나… 고홍주 예일대학장 후보군에

입력
2009.05.0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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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해켓 수터 미국 연방 대법관이 은퇴 의사를 밝히면서 후임으로 고홍주(미국명 헤럴드 고) 국무부 법률고문(차관보) 내정자가 거론되고 있다. 예일대 로스쿨 학장인 고 내정자가 대법관에 임명되면 미국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계 대법관이 탄생하게 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 "수터의 뒤를 이을 대법관 후보로 한국계 고 내정자를 비롯해 10명의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 대법원은 미국 내 최고의 사법기관으로 진보성향의 민주당 정권이 15년 전 마지막으로 대법관을 지명한 이후 보수 성향으로 기울었다는 평을 받고 있어, 진보적 성향의 고 내정자가 대법관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내에선 진보진영의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 만큼 소수 인종이나 여성계를 대표하는 진보 성향의 법조인이 대법관으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WP는 전했다. 200년이 넘는 미국 대법원의 역사에서 지금까지 대법관을 지낸 110명(현직 포함) 가운데 아시아계는 단 1명도 없었고 흑인은 2명, 여성도 2명뿐이었다.

고 내정자는 평소 미국이 국제형사재판소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미국의 법률에 국제적 인권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지론을 펴 보수진영과 견해차를 보였다. 게다가 조지 W 부시 전 정부의 해외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버락 오바마 정부와는 코드가 일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법관으로 활동한 경력이 없는데다, 국제법 분야의 전문가라는 것이 대법관 후보로 최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선거라는 정치적 요소를 고려할 때 미국 내에는 아시아계 유권자보다 히스패닉계가 월등히 많아 고 내정자가 지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때문에 히스패닉계 여성 법조인인 소니아 소토메이어 제2 연방항소법원 판사와 킴 맥클레인 워들로 제9 연방항소법원 판사 등 진보 성향의 히스패닉계 법조인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평소 객관적인 인사를 지향해왔던 오바마 대통령의 성향으로 미뤄 급진적인 인물이나 주류에서 크게 벗어난 법조인이 지명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이 수터의 후임으로 진보적 인물을 앉히더라도 기존 보수ㆍ진보의 균형이 변하지 않아 공화당과의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야기할 인물을 대법관 후보로 지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터 대법관은 공정한 법관이 되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보여줬다"면서 "독립적인 성향에 훌륭한 경력과 성실함을 갖춘 대법관 지명자가 10월 초 대법원새 회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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