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한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한국은 천연자원이 없는 점이 오히려 축복이 될 것이다. 에너지 자원이 없는 한국은 우수한 DNA를 가진 인적자원과 산업경쟁력을 갖고 있어 녹색에너지 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렇다, 석탄은 땅에서 캐는 에너지이지만 원자력은 사람의 머리에서 캐내는 두뇌 에너지이다. 우라늄 1그램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석탄 3톤의 에너지에 해당된다. 그러니 우수한 인적자원이 많은 우리나라는 결코 자원빈국이 아니다.
50년 전 이 땅에 첫 발을 내디딘 원자력은 반세기 동안 우리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 그 동안 우리는 원전 20기를 운영하는 세계 6위의 원자력발전대국으로 성장했고, 원자력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다.
원자력반세기를 기념하고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며 원자력을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산·학·연·관을 포함한 범원자력계는 지난달 8일에 원자력 반세기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어 12일에는 남산에서 거북이 마라톤대회의 일환으로 원자력과 함께하는 녹색걷기대회도 성황리에 개최했다.
특히 원자력반세기 연합행사에 이명박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를 보내 '원자력이 녹색성장과 에너지 독립국 실현의 중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1970년대 경제개발 계획이 성과를 거두면서 전력소비량은 급격히 증가했다. 부족한 에너지 확보를 위한 원자력발전의 청사진은 이때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해 울진 고리 1호기 상업운전을 필두로 본격적인 원자력 시대를 열었다.
원자력 연구기관과 산업계가 합심하여 노력 한 결과 우리나라는 사상 유례가 없는 짧은 기간에 원자력기술 선진국으로 진입했으며, 오늘날 원자력은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는 지금 녹색성장의 패러다임을 화두로 꺼내 들고 기술개발 경쟁을 한층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에너지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전략의 일환으로 원자력발전을 확대하거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는 최근 전세계에서 건설 예정인 원전이 108기, 건설을 검토 중인 원전이 266기 등으로 원전 시장이 370기에 이른다고 전망하고 있어 바야흐로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이젠 우리도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원자력발전 시장에 적극 진출하여 조선, 자동차, 반도체에 이어 수출산업으로도 육성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원자력이 우리 국가경제 발전의 버팀목이 되어왔듯이, 앞으로도 녹색성장의 주역으로 국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
이종인 한국원자력학회장 ·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