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막대한 자금력이 침체된 글로벌 시장 수요의 탈출구가 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미국 기업들의 숨통을 트고, 중국 기업의 대만 투자가 대만 증시를 흥분시키는 등 차이나 파워의 위력은 연일 과시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 붓는 4조 위안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미국 등 다국적기업의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사회기반시설 건설과 내수진작을 위한 막대한 재정이 투여되면서 미국의 타이어 제조업체에서부터 굴착기, 패스트푸드 업체에 이르기까지'4조위안의 후광'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 중장비 생산업체 캐터필러의 CEO 제임스 오웬스는"중국 내 굴착기 판매가 지난 겨울 급락했지만, 올 3월 이후 기록적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중국의 인프라 수요가 계속되는데다 미국보다 작업 진척 속도가 빠르다"며 "중국의 9주일이 미국의 9개월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에게도 중국은 구세주이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 미탈의 CEO 락시미 미탈은"중국 경기부양책이 철강수요를 증가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굿이어 타이어의 CEO 로버트 키건도 "지난달 중국 내 자동차 판매가 기록적으로 늘면서 타이어 매출도 급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KFC와 피자헛 체인의 모회사인 염 브랜즈는 올해 1분기 동안 중국 전역에 98개 점포를 신규 개설했다. 미국 제조업연맹(MAPI)의 이코노미스트 대니얼 멕스트로스는 "IT거품 붕괴 후 미국이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이었다면 이번 금융위기상황에선 중국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이동통신(中國移通ㆍ차이나모바일)이 대만 통신업체인 파이스톤의 지분을 인수하자 대만 증시는 6.7% 치솟았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최근 18년 새 최고치다. 중국 기업의 막대한 자금이 대만에 본격 투자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대만 증시를 들뜨게 한 것이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