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이 제대로 포효했다.
이동국(30ㆍ전북)은 한때 한국의 대형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공격수로 꼽혔다.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깜짝 발탁된 그는 한국축구에 한 줄기 빛을 선사했고, 90년대 후반부터 K리그의 르네상스를 이끌며 최고의 골잡이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더딘 성장과 뜻하지 않은 부상에 발목을 잡혀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며 꼬였다.
또 두 차례의 유럽무대 도전은 높은 벽에 부딪혀 자신감만 잃는 꼴이 됐다. 이동국은 지난해 잉글랜드 미들즈브러에서 성남으로 이적했지만 예전의 위용을 보이지 못해 또다시 방출되는 설움을 겪었다. 지난 2년간 이동국은 단 4골을 뽑는 데 그쳤다.
'재활 공장장' 최강희 전북 감독 밑에서 재기를 별렀던 이동국은 2일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8라운드 제주와 원정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폭발시키며 5-0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 2003년 5월 부산전 이후 6년 만에 작성한 통산 2호 해트트릭. '킬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이동국은 이날 3골을 추가해 6골로 리그 득점 선두에 올라섰다.
또 전북은 이동국의 종횡무진 활약을 발판으로 리그 무패행진(5승2무.승점 17)을 이어가며 이번 라운드에서 경기가 없었던 광주(승점 16)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한 이동국은 전반 41분 페널티킥 실축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1-0으로 앞선 후반 18분 그는 에닝요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해 첫 골을 뽑아냈다.
물오른 득점감각을 보이고 있는 이동국에겐 왼발, 오른발 가릴 것이 없었다. 후반 29분 아크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네트를 가른 이동국은 13분 뒤에는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오른발슛으로 해트트릭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서울은 이날 홈 경기에서 전반 19분에 터진 김승용의 결승골을 잘 지켜 성남을 1-0으로 제압하고 시즌 첫 리그 2연승을 기록하며 3위(4승2무2패)를 지켰다. 인천에서는 홈팀 인천이 대구를 2-1로 꺾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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