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매치업'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빙판을 달군다.
NHL의 최고 스타이자 필생의 라이벌로 꼽히는 알렉산더 오베츠킨(24ㆍ워싱턴 캐피털스)과 시드니 크로스비(22ㆍ피츠버그 펭귄스)는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멜론아레나에서 시작되는 2008~09 NHL 플레이오프 동부 컨퍼런스 준결승(7선4선승제)에서 정면 충돌한다.
'불세출의 천재'라는 찬사를 받는 오베츠킨과 크로스비는 웨인 그레츠키, 마리오 르뮤 이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NHL의 슈퍼스타다. 2005년 나란히 데뷔해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치며 식어가던 미국과 캐나다 아이스하키 팬들의 관심을 빙판으로 돌려 놓았다.
2005~06시즌 신인왕 레이스에서는 오베츠킨이 승리했지만 2006~07시즌에는 크로스비가 정규리그 MVP와 포인트왕을 차지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오베츠킨은 2007~08시즌 NHL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MVP와 포인트왕, 득점왕, 선수노조 MVP를 싹쓸이하며 빙판을 천하통일했다. 오베츠킨은 올시즌에도 56골 54어시스트로 정규리그 MVP 최종 후보에 오르며 크로스비(33골 70어시스트)에 비교 우위를 보였다.
오베츠킨과 크로스비의 맞대결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들의 라이벌 의식이 빙판 위에서 가감 없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지난 2월23일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두 사람은 주먹다짐 직전까지 가는 신경전을 펼쳤다.
오베츠킨과 크로스비의 감정싸움은 팀 전체로까지 확산됐다. 워싱턴의 알렉산더 세민은 "틈만 나면 불평을 늘어 놓는 과대포장된 선수일 뿐"이라고 크로스비에 독설을 퍼부었다.
같은 러시아 출신으로 한때 절친했던 오베츠킨과 말킨도 '적대적 관계'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 경기 백병전을 방불케 하는 혈투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는 까닭이다.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오베츠킨과 크로스비가 주먹으로 맞붙을 경우 NHL 역사에 길이 남을 한 페이지가 될 전망이다. NHL에서 선수간 주먹 다짐은 일반적이만 '에이스급'의 맞대결은 흔치 않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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