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위협 등 극단으로 치닫는 도발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런 종류의 도발에는 이미 익숙하며,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는 그런 방식으로는 어떤 양보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한 반응이다. 오히려 북한의 잇단 도발은 더 강한 대응만을 부를 것이라는 입장을 개진했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핵실험 위협 등은 북한을 더욱 고립시킬 뿐"이라며 "북한은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 "안보리가 사과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사 발언에 대해서도 "우리는 북한에 핵검증의 문서화를 요구해왔다"고 밝혀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주 원인인 핵시료 검증 문제에서 미국이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다음주 한국을 비롯한 6자회담 관련국 순방에 오를 것으로 알려져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지금까지 북한과의 양자대화에 호의적인 입장을 표명하며 여러 차례 방북의사를 밝혀온 보즈워스 대표는 이번 순방에서 북한의 도발과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입장을 관련국들과 조율하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보즈워스 대표가 북한의 악의적 위협과는 반대로 유화적인 제스처만을 보여왔다는 미국 내 비판적인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는 북한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아 '미국은 북한의 도발에 새롭게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의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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