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에 기업들의 인수ㆍ합병(M&A)이 급감했다. 올 1분기 공정거래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업결합 심사건수는 73건으로 작년 1분기 154건에 비해 51.6% 감소했다.
M&A 규모도 대폭 축소되는 추세다. 2007년 평균 기업결합 금액은 4,171억원에서 작년에는 3,037억원으로 27.1% 감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기업결합을 회피하는 추세"라며 "여기에 주가하락으로 기업인수가액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서비스 업종의 M&A가 활발해진 반면, 제조업의 M&A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정보ㆍ통신ㆍ방송업 분야 기업결합 건수는 52건으로 전년도(35건)보다 49% 늘어났고, 유통업 분야 M&A도 이 기간 10건에 15건으로 증가했다.
대기업의 금융업 진출도 활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신흥증권(현 HMC투자증권)을 인수하고 롯데그룹이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를 사들였으며, 한화그룹(제일화재) 현대중공업(CJ투자증권) 두산(BNG증권중개) 등의 금융업 확장도 눈에 띄었다.
반면, 제조업은 대부분은 업종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기계ㆍ장비업 M&A는 전년도보다 45% 줄어든 12건이었고, 전자부품ㆍ영상ㆍ음향ㆍ통신장비업 역시 19% 줄어든 26건이었다. 공정위측은 "경기침체 속에서 기업들이 정보통신 같은 신성장 산업이나 유통업 분야로의 진출은 확장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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