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K씨의 열애 기사가 포털 메인 화면에 떴다. 상대방 아가씨와의 나이 차가 열 살이 넘는다. 물론 아가씨가 열 살 아래이다. 알고 싶지 않아도 알 수밖에 없는 것이 연예인 관련 기사들이다. 메인 화면에 뜨기 때문에 피해갈 도리가 없다. 마약과 자살 소식에서 이야깃거리나 될까 싶은 시시콜콜한 일들까지. 이쯤되면 아무래도 우리나라를 동방연예인지국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아가씨가 무슨 공부를 했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아가씨의 나이에 부차적인 사안으로 밀려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깜짝 놀랄 만한 나이 차이다. 적어도 열 살 정도의 차는 나줘야 하지 않겠냐는 듯 점점 나이 차가 벌어진다. 아무래도 그들 사이에 나이 어린 여성과 사귀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듯하다. 혹시 그것으로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는지.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앞다퉈 보도하는 언론에 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영향력 있는 이들의 삶을 닮고 싶어한다.
몇몇 노총각 연예인 사이의 풍조에서 벗어나 보통 남자들 사이에서도 그 나이 차라는 것이 권력이 된 지는 오래이다. 물론 대다수의 남자들이 냉정한 현실에 부딪히고 열패감을 느끼기 일쑤이지만 말이다.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결혼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것도 그 이유이다. 우리 집에도 둘 있다.
소설가 하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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