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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식을 세계인의 식탁위로

입력
2009.05.06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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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으로서 오랫동안 해외 생활을 해온 터라 우리나라의 국력이 나날이 신장되고 있음을 외교현장에서 자주 느끼곤 한다. 낯선 이국 땅에서 국산 자동차나 휴대전화기 등 우리 제품들을 마주칠 때의 뿌듯함도 그 중 하나다. 최근 들어 외국인들이 우리 문화와 예술에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 음식을 맛있게 즐기는 모습을 보게 되면 가슴 벅찬 감회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식에 우리 민족의 문화와 혼, 그리고 역사의 숨결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최대 지상파 방송 TVB가 4월30일 한국 드라마 <식객> 첫 회분을 방영했다. 음식에 대한 관심이 유별나게 높고 동ㆍ서양의 모든 음식이 치열하게 경연을 벌이는 '음식의 천국' 홍콩에서 우리 음식과 문화를 다룬 이야기가 소개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식객> 은 우리 음식문화, 사랑과 야망 같은 인간의 이야기가 비빔밥처럼 잘 섞인 맛깔스런 드라마라는 점에서 한류의 진원지인 홍콩에서 한류 열풍을 다시 한번 일으키는 제2의 <대장금> 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 동안 드라마 <식객> 의 홍콩 방영을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 홍콩 TVB 방송사 간부들을 관저로 초청해 한식 궁중요리를 선보이고 <식객> 홍보 광고에 직접 출연하여 집중적으로 방영되도록 하였으며, <식객> 홍보 포스터를 한글과 광둥(廣東)어로 제작하여 홍콩은 물론 홍콩 TV시청권인 광둥성의 주요 도시와 마카오 곳곳에 부착하는 등 홍보에 적극 나섰다. 또 음식 전문기자들을 초청하여 <식객> 특선 메뉴를 함께 시식할 예정이다.

이렇게 한식 세계화의 전도사처럼 나서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우리 음식의 우수성과 가치에 대한 믿음이다. 한식은 세계 어느 음식 못지않은 맛과 멋을 자랑한다. 또 한식은 숙성의 기다림이 깃들어 있는 '슬로 푸드'(slow food)로서 건강ㆍ자연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세계 음식문화 추세와도 부합되어 해외에 널리 보급될 수 있는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다.

우수한 한식의 한 예로 비빔밥을 들 수 있다. 이제 비빔밥은 우리나라 항공사는 물론 프랑스와 독일 항공사도 기내식으로 제공할 만큼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음식이 되었다.

둘째, 식품산업은 미래의 신성장 동력으로서 블루 오션이다. 세계 식품시장의 규모는 4조 달러로, 자동차 시장(1조6,000억달러)의 2.5배에 달한다. 한식 세계화로 농식품 수출이 작년에 17% 증가했으며 앞으로 관광산업의 활성화, 문화상품의 수출 증대 등 연관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계속 기여하게 될 것이다.

셋째, 한식의 세계화는 한국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직접 기여하게 된다. 한국은 경제규모로선 세계 13위이지만 안홀트 국가브랜드 지수로는 33위로 뒤처져 있다. 국가브랜드는 국가에 대한 호감도를 의미하는데 근래에는 국력 평가에서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어느 나라의 음식을 먹는 것은 그 나라에 호감을 갖고 대화하는 것에 다름 아니며 음식은 이러한 소프트 파워의 대표적인 수단이다.

정부는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겠다는 세계화 비전을 선포하고 적극적으로 그 실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 있는 700만 한인동포는 한식 세계화를 위한 좋은 자산이다. 더 많은 한식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아 세계인의 식탁에 사랑 받는 음식으로 오르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석동연 주홍콩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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