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64ㆍ구속) 태광실업 회장의 500만 달러 송금 직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36)씨가 청와대로 보낸 노트북(본보 4월29일자 1, 5면)은 앞서 대통령 관저에서 건호씨가 실소유주인 오르고스사로 전달했던 물건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이나 권양숙 여사가 건호씨의 오르고스 실소유 사실을 퇴임 전에 이미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검 중수부(부장 이인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대통령 관저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개발한 인맥관리 프로그램인 '노하우(KnowHow) 2000'이 담긴 노트북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오르고스 사무실로 보낸 뒤 다음달 4일 택배를 통해 되돌려 받았다.
검찰은 이 시점이 노 전 대통령 퇴임 전이라는 점에 주목,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 때에도 건호씨가 500만달러의 일부를 오르고스에 투자한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지 않았냐고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 측은 그러나 "이 같은 정황만으로 노 전 대통령이 오르고스사를 사전에 알았다고 보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최종 수사보고서를 4일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임 총장은 보고서를 검토한 뒤 검찰 내부 의견 수렴절차를 거쳐 이번 주 후반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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