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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소환조사 이후/ 靑 노트북 오르고스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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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소환조사 이후/ 靑 노트북 오르고스 전달

입력
2009.05.06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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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500만 달러를 송금하기 직전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청와대로 보낸 노트북 컴퓨터가 애초 대통령 관저에서 건호씨에게 전달했던 물건인 것으로 3일 밝혀지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검찰은 앞서 2008년 2월4일 건호씨가 오르고스사 직원을 통해 택배로 노트북을 청와대 제1부속실에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이 시점은 박 회장의 500만달러 송금일(2월22일)과 노 전 대통령 퇴임일(2월25일)에 2,3주 앞서, 500만 달러 송금과 관련해 청와대와 건호씨 간 사전조율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노트북이 애초 2008년 1월 대통령 관저에서 오르고스사에 먼저 전달했고, 이후 다시 대통령 관저에까지 전달됐다면 곧 노 전 대통령이나 권양숙 여사가 노트북을 건호씨와 주고받은 당사자라는 의미다.

노트북을 직접 주고받지 않고 오르고스사를 경유했다는 사실은 청와대에서 이미 건호씨와 오르고스사 간의 밀접한 관계를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오르고스는 500만 달러 중 일부가 투자된 곳으로 건호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업체다. 이 때문에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투자목적으로 받았고 건호씨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던 노 전 대통령측 해명에도 의심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정황만으로"'애들을 도와주라'는 노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500만 달러를 송금했다"는 박 회장 진술을 사실로 단정하긴 이르다. 의심은 증폭되지만 "노 전 대통령은 몰랐다"는 주장을 깰 수 있는 물증은 아니기 때문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조사 때도 노트북과 관련해 전후 맥락상 수상한 점이 많다고 추궁했으나 노 전 대통령은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노트북에 담겨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는 '노하우2000' 프로그램은 노 전 대통령이 1994년 정치인들을 위해 개발한 인맥관리 프로그램 '한라1.0'을 1998년 업그레이드해 만든 것이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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