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위 자동차 회사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신청(챕터 11)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채권단의 반대를 끝내 무마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앞서 미 재무부는 지난 28일 채권의 약 70%를 갖고 있는 크라이슬러의 4개 대형채권단과 채무 구조조정 방안에 합의했으나, 헤지펀드 등 나머지 채권단이 끝내 이런 내용에 반발해 협상이 결렬됐다.
재무부는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69억달러 규모의 부채 삭감을 위해 현금제공 규모를 당초 합의한 20억달러에서 22억5천만달러로 높여 제안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크라이슬러는 파산보호신청 후 법원의 주도하에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회생을 모색하게 된다. 미 정부 관계자는 "크라이슬러 채권단 협상 결렬이 파산보호 신청 후 구조조정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며 피아트와의 제휴 계약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신청을 해도 이탈리아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와의 제휴 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만 피아트는 파산보호 신청 후 신설되는 법인의 지분 20%를 갖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애초 알려졌던 35%보다 지분율이 낮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크라이슬러의 지분 55%는 노조(UAW)가 갖고 20%는 피아트가, 나머지 25%는 정부가 각각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CNN머니는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신청을 하면 재무부가 회사에 50억달러를 투입해 즉각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29일 버락 오마바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신청을 하면 매우 짧은 형태의 파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그 동안 크라이슬러의 청산 가능성을 부인해왔다.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가면 피아트는 크리아슬러와의 제휴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것으로 보인다. WSJ은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신청을 하면 환경분담금 납부 의무나 영업망 유지에 대한 의무와 부담이 줄어든다"며 "따라서 피아트는 유리한 조건에서 제휴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CNN머니는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가면 직원 5만여명이 일자리를 잃고 자동차 전후방 관련 종사자 300여만명의 일자리도 위협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머니는 또 크라이슬러가 관련 기업에 갚아야 할 부채가 70억달러에 이른다는 점을 거론하며 "크라이슬러의 도산이 관련 기업의 파산으로 이어져 실업률 급증 등 미국 경제에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