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와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16개월 만에 동반 상승했다. 산업생산 둔화폭도 다소 완화됐고,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좋아졌다. 적어도 지표 상으론 바닥 다지기가 한창인 모습이다. 그래도 전문가들은 "아직 안심은 금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5포인트 올랐다. 14개월 만에 상승 반전이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1.0%포인트 오르며 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동반 상승하면 통상 경기 회복 신호로 받아들여지는데, 2007년 11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지난달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월비 10.6% 줄어 전달(-10.0%)보다 감소폭이 다소 커졌지만, 조업일수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감소폭은 둔화했다는 평가다. 전달과 비교했을 때는 4.8% 늘어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비(-0.7%), 전년 동월비(-0.6%) 모두 감소했고, 소비재판매도 전월 대비 1.9%, 전년 동월비로 5.3% 줄어들었다.
투자 역시 개선의 기미가 없다. 설비투자가 1년 전보다 23.7% 줄었고,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도 30.2%나 감소했다. 건설기성이 반짝 증가(4.8%)했지만,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큰 폭의 감소세(-14.7%)를 지속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제조업의 4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69를 기록하며 3월(57)에 비해 12포인트 급등했다. 아직 기준치(100)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의미다. 주 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함께 상승하는 모습은 상당히 좋지만, 생산이 전년 동월비로 여전히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아직 낙관할 입장이 아니다"며 "바닥을 찍고 올라가다가 다시 떨어지는 '더블 딥' 상황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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