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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좋은 이웃' 과테말라 감동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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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좋은 이웃' 과테말라 감동시키다

입력
2009.05.06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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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현지시간) 중남미 과테말라의 수도 과테말라시티 외곽에 자리잡은 로마블랑카. 9만여명에 달하는 주민 대다수가 하루 2달러(2,700원) 미만으로 살아가는 대표적 빈민촌인 이곳에 작지만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로마블랑카에서도 가장 가난한 동네로 꼽히는 '쏘나(ZONA) 21' 지역에 보건소가 들어선 것이다.

오폐수 처리시설도 없는 열악한 보건환경 탓에 전염병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온 주민들은 보건소를 찾아와 춤이라도 출 듯 기뻐했다. 이날 보건소 건립은 국내 토종 국제구호단체인 '굿네이버스'의 도움이 컸다.

로마블랑카에 그나마 있는 정부 보건소는 버스를 2번이나 갈아타야 할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그 동안 '쏘나21' 지역 주민들은 이용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이일하(62) 회장이 KOICA(한국국제협력단) 지원비 1억 3,000만원에 굿네이버스 자체 후원금 1억원을 보태 보건소 건립에 나선 것. 주민들도 마을회관으로 사용하던 2층 규모의 건물을 5년간 무상임대로 제공했다.

이 회장은 이날 주민 50여명 등이 참석한 개소식에서 "한국전쟁때 서방 NGO 단체들이 가난한 한국을 많이 도왔다"며 "이제 한국이 과테말라의 지역 개발을 도울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유지은 주과테말라 대사와 조한덕 KOICA 과테말라 사무소장, 과테말라 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 회장은 1991년 128명의 후원회원과 함께 토종 NGO인 굿네이버스를 창립했다. 신학과를 졸업했지만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좋은 이웃'(Good Neighbors)이 되기로 결심한 것.

이후 방글라데시 르완다 케냐 등에서 구호사업을 펼쳤고, 96년에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로부터 NGO 가운데 최상위 지위인 '포괄적 협의지위'도 부여 받았다. 현재는 16만명의 후원으로 국내 35개 지부뿐만 아니라 북한과 해외 24개국에서 사회복지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최근 이 회장은 빈곤율이 높은 중남미 국가 진출을 꿈꾸고 있다. 그는 "과테말라를 베이스캠프로 활용해 니콰라과 아이티 쿠바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홈페이지(www.goodneighbors.kr)를 통해 작은 정성을 보태면 이들 국가 어린이들의 보건과 교육환경을 개선시키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테말라시티 글·사진=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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