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크 셰리프 아흐메드(44ㆍ사진) 소말리아 대통령이 취임 3개월 만에 국제사회로부터 2억달러가 넘는 원조를 받기로 하는 등 재건의 기반을 다지면서 '무법 천지' 소말리아에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아흐메드 대통령은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소말리아지원을위한회의에서 유엔, 유럽연합, 아프리카연합 등으로부터 2억1,300만달러의 지원 약속을 얻어냈다. 이 회의는 소말리아 내전 해결을 위해 유엔이 관련 국제기구를 초청해 개최했다.
FT는 "소말리아 해적이 인질극으로 해마다 1억 5,000만달러를 축적하고 있지만 소말리아 정부는 재정 부족으로 해적 퇴치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지원 약속으로 경찰, 군사력 강화의 기반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아흐메드 대통령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하면서 국가 지도자의 위상도 높였다"고 덧붙였다.
아흐메드 대통령은 역대 군벌 지도자와 다른 배경 및 경력을 갖고 있다. 이슬람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이집트, 리비아, 수단 등에 유학했다. 졸업 후 수도 모가디슈에서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해적이 어린이를 납치, 몸값을 요구하는 장면을 목격한 뒤 정치ㆍ군사단체 이슬람법정연대(ICU)에 뒤늦게 가입해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ICU는 2006년 중반 무력투쟁을 통해 모가디슈를 점령했으나 미국의 지원을 받는 에티오피아군의 반격으로 물러났다. 그런 그가 1월 유엔의 중재 하에 소말리아 임시의회 투표에서 대통령에 선출됐다. 이번에는 미국도 암묵적으로 그를 지원했다.
그는 최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을 만나 지원을 약속 받는 등 외교적 행보를 활발히 하고 있다. "해적은 육지에 살며, 육지의 안보를 확고히 하면 해적은 저절로 사라진다"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에티오피아군이 소말리아에서 완전 철군하는 등 국제사회가 호의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인구 800만명의 소말리아는 1991년 모하메드 시하드 바레 독재 정권이 군부에 의해 무너진 이후 20년 가까이 내전 상태에 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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