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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정치귀양 마감… 돌아온 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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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정치귀양 마감… 돌아온 정동영

입력
2009.05.02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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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다시 돌아왔다. 친정인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공천 배제라는 아픔을 당했지만 ‘무소속 연대’라는 초유의 승부수로 국면을 역전시켰다.

그는 당선소감에서 “전주시민의 지지는 민주당의 변화와 쇄신에 대한 열망”이라며 “민주당에 입당해 잘못 가고 있는 현정권을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민주당을 뚜벅뚜벅 걸어가겠지만, 출마 강행과 공천 배제 그리고 선거기간의 난타전으로 쌓인 깊은 골을 어떻게 넘고 메워야 할지는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07년 대선에서 역대 최다 표 차이로 낙선하고 2008년 18대 총선에서 연패한 뒤 지난해 7월 미국 듀크대로 정치적 귀향을 떠날 때만 해도 그의 복귀는 기약이 없었다. 더 거슬러올라가면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노인폄하 발언’ 파문으로 열린우리당 과반수 확보의 마지노선인 비례대표 22번을 버린 뒤 6년 만에 국회에 복귀하는 것이다.

사실 그의 출마는 모험이었다. 공천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출마를 선언했고, 공천 배제의 역풍에 맞서 자신을 대선후보로까지 키워준 친정을 탈당했다는 것은 고단한 선택이었다.

그는 사면초가의 형국에서 ‘어머니인 전주가 감싸 안아달라’는 감성에 호소했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DJ정부의 국정원장 출신인 신건 후보를 영입, 무소속 연대로 민주당을 향해 역공을 가했다.

실패하면 정치적 부담이 엄청난 도박이었다. 정 전 장관이 ‘어머니 정동영이 돌아왔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자 민주당은 “한석봉 어머니처럼 다시 회초리를 쳐달라”고 맞받아칠 정도였다.

전주 사람들은 기로에 섰다. 고향의 거물이냐, 오랫동안 지지해온 민주당이냐 였다. 결론은 역시 ‘정동영’이었다. 72.3%의 압도적 지지였다. 신건 후보까지 당선시킨 것은 민주당을 향한 전주의 불신임이었다.

이제 시선은 그의 향후 행보로 쏠린다. 그는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한 템포 쉬며 복당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대표도 수도권 승리로 성과를 얻은 데다 만약 정 전 장관이 계속 밀어붙이면 민주당은 걷잡을 수 없는 내홍에 빠질 것이다.

때문에 큰 보폭으로 그 동안의 모든 상처를 씻는데 몰입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마다 몽골기병처럼 정면돌파만 하는 것은 오히려 그의 이미지를 너무 강퍅하게 비치게 할 수 있고 또 지지세력을 피곤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그가 진정 고민해야 할 고비에 서 있는 것이다.

▦전북 순창ㆍ56세 ▦전주고ㆍ서울대 국사학과 ▦열린우리당 의장 ▦통일부장관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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