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로는 미국 정부 내 최고위직에 해당하는 국무부 법률고문(차관보급)에 지명된 고홍주(54ㆍ미국명 해럴드 고) 예일대 법대학장에 대한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가 28일 열렸다.
이날 청문회는 고 학장이 주창한 '다국적 국제법률학'에 대한 보수파의 비판과 이에 대한 고 지명자의 견해를 듣는 자리였다. 그러나 청문회 내내 화제는 보건담당 차관보에 지명된 형 경주(57ㆍ미국명 하워드 고)씨 등 고 지명자 형제와 어머니 전혜성(80) 박사 등 가족의 성공담에 맞춰졌다.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인준청문회를 전 박사에 대한 덕담으로 시작했고, 마지막까지 전 박사와 고씨 형제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공화당의 존 바라소 의원은 형제가 나란히 지명된 것을 환영하면서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케리 위원장은 "법률 이론에 대한 의견 차이는 전적으로 정당한 것이지만 고 학장에 대한 인터넷과 일부 언론의 공격은 상궤를 벗어난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헤럴드 고가 '어머니의 날'을 반대했다는 주장까지 했지만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오늘 이 자리에 나온 고 교수의 어머니도 기꺼이 반대에 동참할 것"이라고 고 지명자를 옹호했다.
케리 위원장은 또 '다국적 국제법률학' 논란에 대해 고 내정자가 리처드 루거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을 인용, 그의 가족이 일본 제국주의와 독재정권의 압제를 피해 나왔다는 가족사를 거론하면서 "그는 미국에서 헌법이 최고의 권위를 지니고 있다는 주장을 계속해왔다"고 거들었다.
고 지명자는 루거 의원의 질의에 "우리 가족은 압제를 피해 여기에 정착했다"며 "미국의 법과 인권에 대한 관심이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혜택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는 질의하는 의원이나 지명자 모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돼 그에 대한 인준이 무난히 통과될 것임을 시사했다.
고 지명자는 청문회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는 "노 코멘트"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어머니 전 박사도 두 아들이 나란히 고위직에 지명된 소감을 묻자 "아직 청문회가 끝나지 않아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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