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을 되찾기 전에는 눈을 감지 못한다." 93세 백발이 성성한 조관실 할머니는 25년 전 기증한 땅을 본래의 선의에 따라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29일 밤 11시25분 SBS '뉴스추적'은 수백억원대의 땅을 둘러싼 진실을 집중 취재했다.
1984년 조관실 할머니는 경기도 남양주시의 약 33만㎡의 땅을 한 교회에 기증했다. 현 시가로 700억원에 달한다. 할머니는 "이 땅을 당시 북한 선교와 통일을 위한 공익사업을 위해 써달라"고 했다.
이 재산으로 북한선교원이 설립됐고 1993년 조 목사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할머니는 그가 선교원에 기증한 땅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2007년 11월 통일부는 이 선교원의 법인설립 허가를 취소했다. 북한 선교 사업의 진행이 극히 미미한데다 땅 명의를 선교원에서 교회로 변경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과거 선교원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이사회를 조 목사의 친인척과 측근들이 장악하면서 선교원이 그에 의해 사유화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게다가 일부는 그린벨트 지역임에도 불법 건축행위가 이뤄졌고 산하 대학에서는 10억 여원의 횡령 사건이 교육과학기술부에 의해 적발됐다.
조 목사는 자신이 탈북자 지원활동을 꾸준히 해왔고 선교회도 합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법인설립 허가를 취소한 통일부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낸 상태다.
할머니는 "통일부가 이번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땅을 돌려 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대신 북한 선교와 통일을 위해 제대로 힘써줄 수 있는 단체에 재기증 하겠다는 유서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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