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복(82) 고려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자신이 25년 전 설립한 학회에 1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29일 알려졌다. 정 교수는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등과 함께 1984년 창립한 동방문학비교연구회에 최근 "후학양성에 써 달라"며 거금을 쾌척했다.
평생을 '구운몽'과 한ㆍ중 비교문학 연구에 매진하며 한국 비교문학계를 개척한 정 교수는 "나를 먹고 살게 해 준 이 사회에 공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동아시아 비교문학에 대한 연구로 국제사회의 문화적 공존을 꾀하는 연구자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퇴직연금만으로 두 부부가 생활하고 있지만 부인 이윤성(80)씨와 네 자녀도 기부에 반대하지 않았다. 그는 고려대에서 정년 퇴임하던 92년에도 1,000만원을 학회에 기부했다.
연구회 측은 이 기금으로 정 교수의 아호를 딴 '석헌'(石軒) 학술상을 제정해 올해 말부터 매년 비교문학을 연구하는 신진 학자 1,2명을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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