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클래식 무대는 휘황찬란하다.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대거 내한하기 때문이다. 매년 봄과 가을은 공연이 봇물을 이루는 성수기이지만, 올해 5월은 유난스럽다.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5월을 수놓을 서울스프링실내악페스티벌과 서울국제음악제의 유명 연주자들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수십 명에 이른다.
■ 피아니스트
2002년 이후 5차례 내한공연에서 무시무시한 테크닉과 뛰어난 감수성을 과시했던 베레초프스키가 테이프를 끊는다. 1일 라흐마니노프, 쇼팽, 브람스의 피아노협주곡 2번을 한꺼번에 연주한다. 그는 한국 무대에서 베토벤 협주곡 전 5곡과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개 등을 이런 식으로 해치워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피아노의 여제(女帝)'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일본의 온천휴양지 벳푸에서 열어온 '벳푸 아르헤리치 뮤직 페스티벌'을 24일 서울에서 선보인다. 그가 후원하는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 임동혁, '트럼펫의 파가니니'로 불리는 나카리아코프, 최근 급부상 중인 여성 지휘자 성시연과 TIMF앙상블이 함께하는 공연으로, 연주자 면면이 '황금 앙상블'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461년 전통을 자랑하는 특급 교향악단, 드레스덴 슈타츠 카펠레의 내한공연 협연자는 임동혁의 스승이기도 한 거장 이매뉴얼 액스다. 9일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을 협연한다.
■ 현악
오케스트라 협연과 독주회에서 월드 스타들을 볼 수 있다.
서울시향은 지안 왕(첼로ㆍ14일), 비비아네 하그너(바이올린ㆍ27일)와, KBS교향악단은 줄리언 로이드 웨버(첼로ㆍ8일)와 협연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슐로모 민츠의 13일 독주회는 서울스프링실내악페스티벌이 초청한 것으로,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곡 전곡을 연주한다.
바로크바이올린 연주자 레이첼 포저가 게리 쿠퍼의 포르테피아노(피아노의 전신인 고악기)와 호흡을 맞추는 모차르트 소나타 연주회는 23일 열린다.
■ 성악
성악 애호가들이 기다려온 우리 시대 최고의 바리톤, 블라디미르 체르노프가 3일 첫 내한공연을 한다. 그의 장기는 베르디 오페라이지만, 이번에는 피아노 반주로 러시아와 이탈리아 가곡을 주로 노래한다.
러시아가 낳은 또다른 스타 바리톤, 흐보로스토프스키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28, 30일합동공연을 한다. 구노의 '파우스트', 마스네의 '타이스', 베르디의 '리골레토', 도니체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등 프랑스와 이탈리아 오페라를 노래한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와 더불어 '쓰리 테너'로 불리는 호세 카레라스의 12일 공연은 스페인 작곡가들의 '사르수엘라'를 들려준다. '사르수엘라'는 스페인식 가벼운 오페라다.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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