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정욱 전 해양수산개발원장과 송은복 전 김해시장이 법정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홍승면)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7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원장은 "2억원 수수는 인정하지만 노건평씨를 통해 박 회장의 돈 5억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이어 열린 공판에서 송 전 시장 역시 박 회장에게 두 차례에 걸쳐 10억원을 받았다는 공소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2006년 4월 초 박 회장에게 5억원을 빌렸지만 경남지사 경선에 나서지 않게 되어 2,3일 만에 갚았고, 작년 총선 때는 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박연차 리스트' 수사 초기에 구속 기소된 이 전 원장과 송 전 시장이 "증거가 없다"며 잇달아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사정이 비슷한 다른 사건에서도 검찰과 변호인 간에 치열한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나아가 추가 진술과 직접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울 경우, 박 회장 진술과 정황 증거만으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얻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증거가 있어 (이 전 원장과 송 전 시장을) 기소했고, 법원에서도 구속시킨 것"이라며 "나중에 재판을 보면 된다"고 공소유지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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