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을 하면서 얻은 수입의 대부분을 책을 사는데 썼고, 좌판을 벌여놓고도 틈만 나면 고문서를 읽었습니다."
고졸 출신의 30대 노점상이 중국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 박사 과정에 합격했다.
명문대 대학원생조차 들어가기 어렵다는 푸단대 박사과정에 대학 정규과정을 밟지않고 독학으로 합격한 주인공은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 출신의 차이웨이(蔡偉 38ㆍ사진)씨.
고교 시절 어학 성적은 뛰어났지만 다른 과목 성적이 신통치 않아 대학 입학 시험에 떨어진 그는 고교 졸업 후 변변한 직업을 못 구해 노점상과 인력거꾼을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렇지만 어릴 때부터 흥미를 느낀 고문자에 대한 향학열은 꺾지 않아 20여년간 노점상을 하면서도 틈만 나면 고문서 서적을 읽고 연구를 거듭했다. 차이씨는 "노점 장사가 잘 안돼 인력거를 끌었는데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 고통스러웠다"며 "대학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 없어 고문서적을 모두 베껴 공부했다"고 회고했다.
착실히 실력을 쌓은 그는 고문자 토론 전용 인터넷 사이트에서 활동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남들이 모르는 글자를 척척 해석해 온라인에서 명성을 얻었고 중국 고문자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푸단대 출토문헌과 교수도 만날 수 있었다.
비록 정규 대학과정을 거치지 않았지만 그의 실력이 박사과정 수준에 올라 있다는 것을 1년간의 공동작업을 통해 확인한 교수는 그가 박사과정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는 27일까지 실시된 두 차례의 시험을 모두 통과하면서 푸단대 출토문헌과 고문자 연구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차이씨는 "흥미가 있어서 꾸준히 책을 읽고 연구했지만 박사과정에 입학할 줄은 정말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기뻐했다. 푸단대 관계자는 "고졸 출신이 박사과정에 합격한 것은 푸단대 사상 처음"이라며 "실력을 갖춘 훌륭한 인재라면 학력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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