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간부가 짝사랑하던 30대 여자를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했다.
29일 오전 10시20분께 전북 군산시 경암동 S미용실에서 군산경찰서 나운지구대 소속 조모(46) 경위가 미용실 여주인 이모(37)씨의 머리에 권총을 쏴 살해하고 자신의 머리에도 권총을 발사해 자살했다. 이씨와 조 경위는 동군산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목격자인 집주인 문모(59ㆍ여)씨는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미용실에서 '탕'하는 소리가 잇따라 들려 달려가 보니 내실 방바닥에 두 사람이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어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구대 팀장인 조 경위는 순찰요원은 아니지만 이날 오전 군산 야미도에서 열린 집회에 직원들이 지원을 나가자 순찰을 자청했다. 오전 8시20분께 지구대에 출근한 조 경위는 곧바로 실탄 3발과 공포탄 1발이 든 38구경 권총을 무기고에서 수령하고 오전 9시30분께 부하 직원에게 "순찰차에 기름을 넣어오라"고 시킨 뒤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혼자 지구대를 떠났다.
지구대에서 범행 현장인 미용실까지는 직선거리로 8㎞ 정도 떨어져 있으며 이들은 미장동 모 아파트 같은 동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 경위의 권총 수령 장면과 지구대를 나서는 모습은 지구대 안의 폐쇄회로(CC)TV에 녹화됐다. 유부남인 조 경위는 2007년 6월 미용실 부근 절도사건을 조사하던 중 이씨를 알았으며 이후 이 미용실을 자주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조 경위는 2007년 5월 서울경찰청에서 전북지방청으로 옮겼고, 지난해 9월부터 군산경찰서 나운지구대 팀장으로 근무해 왔다.
군산경찰서 관계자는 "미용실 여주인을 좋아해 일방적으로 쫓아다니던 조 경위가 미용실 내실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 순간적으로 권총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족과 피해자 주변 인물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살해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강이순 군사경찰서장이 직위 해제 됐다. 신임 서장에는 전북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 박영조 총경이 임명됐다.
군산=최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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