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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의 첼시 '원정팀 무덤'서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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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의 첼시 '원정팀 무덤'서 버텼다

입력
2009.05.02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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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매직'의 두터운 방패가 FC 바르셀로나의 막강 화력을 틀어 막았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첼시 FC는 2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누캄프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2008~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원정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똑 같은 무승부지만 첼시와 바르셀로나에 주는 의미는 하늘과 땅 차이다. 첼시는 '원정 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누캄프에서 중앙 수비수 존 테리와 수문장 피터 체흐의 활약으로 내용 면에서 일방적인 열세를 보이고도 패배를 모면했다.

첼시는 슈팅 수에서 3-19로 밀렸고 볼 소유권에서도 3-7 가량의 열세를 보였다. 그러나 첼시는 바르셀로나의 줄기찬 파상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종료 휘슬을 맞았다. 무승부지만 철저한 수비 위주 경기를 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첼시로서는 승리 못지않은 결과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 사무엘 에토오, 티에리 앙리, 보얀 크르키치 등 화력을 총동원했지만 첼시의 수비벽을 깨뜨리지 못하며 2차전 원정에 나서는 부담이 커졌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 UEFA 챔피언스리그 싹쓸이 우승을 노리는 바르셀로나가 올시즌 홈에서 골을 터트리지 못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게다가 수비 중추 라파엘 마르케스가 경기 중에 당한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고 카를레스 푸욜이 경고 누적으로 2차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비겼지만 바르셀로나 선수들에게는 '패배'와 다름없다.

두 팀 사령탑의 반응도 극명히 엇갈렸다. 히딩크 감독은 경기 후 "결과에 만족한다. 바르셀로나 같은 팀을 상대로 원정경기에서 실점하지 않았다는 것은 대단한 성취다"라고 무승부를 기꺼워 했다.

반면 호셉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은 "정상적인 축구를 할 생각이 없는 팀을 상대하기란 늘 쉽지 않은 법이다. 우리는 런던 원정에서도 공격 축구로 승부를 걸 것"이라며 첼시의 '극단적인 수비 축구'에 불만을 드러냈다.

첼시와 바르셀로나의 준결승 2차전은 7일 오전 4시 45분 런던 스탬퍼드브리지에서 열린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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