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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戰 해병대 전사자 유해 경북 청송서 첫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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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戰 해병대 전사자 유해 경북 청송서 첫 발굴

입력
2009.05.02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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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1월 하순, 경북 청송군 팔각산 일대에서 북한군 패잔병과 해병대 1연대 사이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당시 영덕ㆍ청송지구 전투에 참전했던 탁학명(78ㆍ해병3기)씨는 "해병 소대장을 포함한 전우 5명이 북한군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된 뒤 알몸으로 버려진 것을 발견하고 시신을 가매장했다"며 "철수를 하면서 매장한 것이라 주변 나무를 잘라 표식을 해둔 채 눈물을 머금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고 기억했다.

그로부터 51년이 흐른 지난달 말 해병대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함께 이 곳을 찾았다. 탁씨와 지역 주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유해 발굴에 나선 끝에 팔각산 골짜기에서 유해 4구를 발견했다.

유해 주변에서는 신원을 확인할 만한 유품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탁씨의 증언과 이 지역에서 교전을 벌인 국군 부대는 해병대 1연대뿐이라는 전사 기록 등으로 미뤄 이들 유해는 해병대원의 것으로 추정됐다. 해병대원 유해를 발굴하기는 2000년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 시작이후 처음이다.

해병대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4일까지 해병대 자체로는 최초로 포항 일원에서 실시한 6ㆍ25 전사자 유해발굴 작업을 통해 유해 79구와 유품 827점을 발굴했다. 유해발굴 작업에는 해병대 상륙지원단 상륙지원대대 장병 186명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전문요원 21명이 참여했다.

6ㆍ25 해병 전사자는 총 1,822명이며 이 중 275구의 유해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전사자 대부분의 유해를 찾지 못하고 있는 국군 전체와 비교할 때 해병대원 시신 수습 비율은 매우 높은데, 이는 '비록 시신이라도 전우를 남겨두고 가지 않는다'는 신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병대는 이번 발굴에 이어 다음 달 6일부터 22일까지 2주간 해병대 2사단 장병 86명을 투입해 역시 격전지였던 김포 용강리와 조강리 지역, 강화 교동도 및 송해면 하도리 지역에서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나라를 지키다 전사한 선배 해병들의 유해를 한 구도 남기지 않고 찾아내 명예를 반드시 되찾아드리겠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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