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여고에서 성적이 나쁜 학생에게 성적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체벌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28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C여고 1학년 영어 담당 여교사가 지난달 수업 중 쪽지시험을 본 뒤 성적이 나쁜 학생에게 교복 치마를 벗은 채 무릎을 꿇게 하는 벌칙을 줬다. 쪽지시험에서 0점을 맞은 10여명의 학생이 대상이었다.
진상조사에 나선 시교육청은 "이들 학생은 치마를 벗고 스타킹 차림으로 교탁 뒤에서 2, 3분간 무릎을 꿇고 있다가 제자리로 되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일부 학생은 치마를 벗은 채 교탁 주변을 왔다갔다하는 벌을 받기도 했는데, 이 벌칙은 지난달 둘째 주부터 2, 3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벌을 한 여교사는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맡아 가르치면서 성적이 너무 나쁜 아이에 대한 벌칙의 하나로 학생들이 제안한 '이마 매 맞기'와 '치마 벗기' 중 하나를 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친구들 앞에서 치마를 벗고 무릎을 꿇고 있으면서 극심한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라며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사춘기 소녀의 치마를 벗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교감은 "학생들을 의욕적으로 지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보인다"며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진위 파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과 협의해 체벌방식을 정했다 하더라도 적절치 않으므로 정확한 진상조사를 거쳐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구 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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