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신불IC에서 빠져 나와 인천 중구 운남동 방향으로 10㎞를 달리면 덤프트럭과 살수차가 쉴새 없이 오가며 흙먼지를 날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국내 최장이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인천대교 공사 현장이다.
이 교량은 최근 마지막 상판 설치를 끝으로 12.34㎞(연결도로 포함 시 21.38㎞)에 이르는 외부 구조물 공사를 마치고 당당한 위용을 드러냈다. 그간 들어간 골재만도 콘크리트 63만6,000㎥과 철근 13만4,000톤, 기타 철강재 12만7,000톤에 달한다. 하루 평균 500~1,000명의 인력이 투입된 대역사의 현장은 오는 10월 준공될 예정이다.
공사 차량을 타고 일반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교량 상부로 올라갔다. 전체 공정의 92%가 완료된 인천대교는 현재 교량 상부 공사를 대부분 마친 가운데 인천공항에서 송도신도시 방향 3차로의 도로 포장공사와 교량 외각 등에 세워질 가드레일 공사가 한창이었다.
다시 차를 타고 9㎞ 가량을 이동해 닿은 곳은 인천대교 공사의 핵심으로 꼽히는 사장교(교각 없이 케이블로 교량 상판을 지탱하는 방식) 구간. 서울 여의도 63빌딩 높이와 맞먹는 238.5m '入'자 모양의 주탑 2개가 하늘을 찌를 듯 세워져 있었다. 2개 주탑 사이의 거리(주경간)는 800m로, 이 구간은 교각 받침 없이 교량 상부에 설치한 철근 케이블로만 다리를 지탱한다. 이미 교량 상판이 모두 얹혀져, 인천공항 쪽 서단에서 송도신도시 쪽 동단 전 구간을 공사 관련 차량들이 분주히 왕복하고 있었다.
인천대교 사업시행자인 에이멕(AMEC) 손창수 현장 부소장(상무)은 "사장교 구간은 기술과 조형미에 있어 인천대교의 백미(白眉)에 해당하는 부분"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현장을 널리 알리기 위해 주탑에 화려한 LED 경관 조명을 설치하고, 공휴일과 명절에는 독특한 변화를 줘 시각적 아름다움도 표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공사인 삼성건설 최영재 공무팀장은 "인천대교는 우리나라 교량 건축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육상에서 미리 건조된 콘크리트 상판을 바로 교각 위에 얹는 프리캐스트(PC) 공법을 적용한 것이나, 기존 교량에선 적용하지 못했던 1,400톤 무게의 50m짜리 상판을 올린 것 모두 국내 최초의 시공 사례"라고 강조했다.
인천대교 건설은 인천 지역의 경제 발전은 물론, 송도국제업무단지 및 인천경제자유구역 조성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대교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도 엄청나다. 인천발전연구원 보고서 등에 따르면 인천대교 완공의 직접적 경제 효과는 생산유발 3조8,900억원, 고용창출 4만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손 상무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조성에 미칠 경제효과까지 더한다면 생산유발 312조원, 고용창출 484만명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교량 연결구간 사업자인 한국도로공사 인천대교 건설사업단 조현제 공사관리 차장도 "인천대교가 개통되면 인천공항과 송도국제신도시를 20분 내로 연결할 수 있어 향후 인천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물류허브 조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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