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락앤락(LOCK & LOCK)' 용기는 가격이 훨씬 비싼데도 가 중국 시장의 50%를 점령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대박' 아이템을 찾으러 왔다." (중국 2위 TV홈쇼핑 업체 '상하이 세븐 스타' 대표)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나 홀로 성장'을 지속 중인 중국의 큰 손, '왕서방'들이 대거 한국을 찾았다. 28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중국 유통체인 수출 상담회'에는 중국 최대의 유통기업 화룬완쟈(華潤万家)와 세계 2위의 가정용품 유통업체 로우스(Lowe's) 등 28개 중국 유통업체 관계자 40여명이 참가했다. 국내서도 120개 업체들이 참여해 수출 상담을 벌였다.
KOTRA 생활소비재산업팀 노 철 팀장은 "한국이 중국의 내수 시장을 뚫으려면 6% 수준에 머물고 있는 소비재 수출을 늘리는 게 필수"라며 "돈의 흐름을 누구보다 빨리 예측하는 유통업체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고 말했다.
중국 연쇄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0대 체인기업의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18.4% 급증한 1조2,000억위안(약 240조원), 이들이 거느린 점포 수는 13.1% 증가한 4,613개에 달했다. 유통망을 따로 마련하기 힘든 국내 기업들이 이들의 손을 빌린다면 보다 쉽게 중국 내수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큰 손'들이 한국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자국 제품만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수준이 높아지는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행사에 참가 신청을 한 중국 유통업체 수는 48개나 됐지만, KOTRA는 내실을 기하기 위해 대형 업체 중심으로 28개를 선별 초청했다.
KOTRA 상하이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 증대와 함께 수입품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내륙 도시에까지 한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 중국 유통업체들의 한국행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김종섭 KOTRA 중국지역본부장은 "이번에 방한하는 유통업체들은 우리 중소기업이 개별적으로 접촉하기가 어려운 초대형 바이어들"이라며 "특히 다국적 유통기업을 통할 경우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